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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썰) 레드삭스 전성시대: 같은 듯 다른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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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가 21세기 최강팀에 올랐다. 2004년, 2007년, 2013년에 이어 올해도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컵을 차지했다. (통산 9회)
21세기에 국한하면, 축구는 레알 마드리드(챔스 7회 우승), 야구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시대라 부를 만하다.

지긋지긋한 ‘밤비노(베이브 루스의 별칭)의 저주’에 시달리던 보스턴의 존 헨리 구단주는 2002년 말 ‘머니볼’의 창시자 빌리 빈 단장을 영입하려다 실패하자, 차선으로 테오 엡스타인을 자리에 앉혔다. MLB 역사상 최연소 단장(28세) 테오의 손을 거치며 고비용 저효율의 부자구단이던 보스턴은 180도 탈바꿈했다.

그는 누적된 기록들을 바탕으로 선수의 기량을 평가하는, 즉 ‘세이버메트릭스(야구 통계학)’에 충실했다. 안타·홈런·타율·다승·평균자책점 등 클래식 스탯보다는 OPS(출루율+장타율),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WAR(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 등 세이버 스탯을 활용해 라인업을 꾸렸다. 패배주의에 젖은 모래알 같던 팀케미스트리도 끈끈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레드삭스는 2004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에서 뉴욕 양키스를 맞아 역사상 최초의 리버스 스윕(3패 뒤 4연승)을 달성했다. 여세를 몰아 86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당시 양키스의 연봉총액은 1억8200만 달러. 보스턴은 1억2500만 달러로 양키스가 1.5배나 많았다.

저주에서 해제되자 빨간양말의 마법이 시작됐다. 테오의 리더십이 더욱 정교해진 2007년에도 보스턴은 가볍게 챔피언에 올랐다.

○…테오가 컵스로 떠난 뒤 2013년 다시 월드시리즈를 재패한 보스턴은 이후 거짓말처럼 추락했다. 2년 연속 지구 꼴찌를 차지한 것. 헨리 구단주는 사장을 데이브 돔브로스키로 교체한다. 돔브로스키는 테오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을 선택했다.

대형 FA(프리에이전트)를 영입하거나, 유망주를 내주고 즉시 전력감을 수혈하는 트레이드를 통해 선수단을 혁신했다. 빅 마켓 구단 보스턴은 언제나 우승에 도전해야 하는 팀이다. 존 헨리 구단주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은 돔브로스키는 ‘윈 나우(Win Now)’ 전략을 밀어붙였다.

올해 월드시리즈 로스터에 13년 우승멤버는 잰더 보가츠, 딱 한명에 불과했다. 더구나 올 시즌 보스턴의 연봉 총액은 2억2300만 달러(약 2407억원)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팀 연봉이 일정 기준선을 넘어가면 내야하는 세금, 일명 ‘부유세(사치세)’가 2003년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다저스는 2014년~2017년 1위, 올해 4위)

그리고 보란 듯이 정규시즌 최다승(108승)과 챔피언 반지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21세기 들어 전체 연봉 1위 팀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것은 2009년 양키스와 올해 보스턴뿐이다.

이렇듯 2004년과 2018년의 보스턴은 우승이란 결과물만 같을 뿐,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은 완전히 달랐다.
저주 격파자(curse buster) 테오와 과감히 지를 때 지르는, 돔브로스키의 ‘올인’ 리더십은 기업을 경영하는 CEO들에게도 생각할 만한 시사점을 던진다.

테오처럼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할 것인지, 돔브로스키처럼 투자를 늘려 어떻게든 성적과 비례하게 만들 것인지, 아니면 그 경계의 어디쯤에 서 있을지, 좋든 싫든 선택해야 한다.
작성 : 2018년 11월 07일(수) 14:35
게시 : 2018년 11월 07일(수) 14:35


송세준 기자 21ssj@electimes.com        송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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