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화학+전지 ‘투트랙’ 옳았다…유화 ‘올인’책(策), 국제유가 폭등에 무력

지난달 10일 코엑스에서 열린 ‘에너지 플러스 2018’ 통합 전시회에서 LG화학의 차세대 차량용 배터리셀이 전시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코엑스에서 열린 ‘에너지 플러스 2018’ 통합 전시회에서 LG화학의 차세대 차량용 배터리셀이 전시되고 있다.

화학업계 수위를 다투는 LG와 롯데가 엇갈린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LG화학은 환희에, 롯데케미칼은 비애에 각각 찬 모습이다.

LG와 롯데의 상반된 표정은 서로 다른 경영 전략에 따른 결과다. 앞으로 화학업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1일 3분기 영업이익 5036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4.3% 감소한 기록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LG화학은 영업이익 6024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은 상반된 전략으로 시장에 도전했다. 롯데케미칼은 ‘올인’, LG화학은 ‘다각화’로 요약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소재에 사업 비중이 집중돼있다. 이 분야가 국제적으로 호황을 누린다면 ‘대박’을 기록할 수 있는 반면 불황이 찾아오면 ‘쪽박’ 우려가 커진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원료가격이 올랐으나 제품 가격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해 큰 이윤을 보지 못했다.

LG화학은 기초화학소재와 함께 전지·바이오 부문에도 투자했다. 롯데케미칼과 마찬가지로 기초화학소재 분야에서는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전지 부문이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만회에 성공했다. 전기자동차가 호황을 누리면서 배터리 매출이 늘어난 덕을 봤다.

롯데케미칼은 아쉬운 3분기 결과를 받아들였지만 ‘올인’ 전략을 쉽게 수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짓고 있는 에탄크래커(ECC) 공장이 하반기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4조 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석유화학단지 건설도 그룹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롯데케미칼 측은 4분기 불확실성을 인정했다. 한 관계자는 “4분기에도 원료가격 상승에 따른 단기적 수익 축소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도 “내년 상업 생산 예정인 미국 루이지애나 ECC 공장과 국내 공장 신설 및 증설사업 완료 등에 따라 수익성이 좋아질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화 계통 불황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LG화학의 정호영 CFO는 “기초소재부문에서는 수익성 둔화가 예상된다”면서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 및 전지부문의 매출 성장 등을 통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