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소리 결합 새 컨텐츠 창출 목표"
체험적 조명디자인 구현한 크리에이터

“조명 디자이너라고 소개하면 실내 조명기구를 디자인하는 분야로만 국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대중에게 인식이 되지 않는 현실이 아쉽긴 하지만 특별한 직업을 가졌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낍니다. 앞으로 조명과 소리를 결합한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여 대중이 조명디자인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남승혜 루스케이프 소장<사진>은 빛과 소리를 접목시킨 독특한 조명디자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흔히 조명디자이너라고 이야기하면 조도와 휘도, 색 등을 설치 환경에 맞게 재배치하는 전문가로 이해하기 쉽지만, 남 소장의 경우 조명의 움직임에 따라 소리를 연동시키고 조명 영상 콘텐츠를 시나리오에 맞게 연출하는 등 디자이너로서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가는 크리에이터(creator)로 꼽힌다.

“처음부터 조명과 소리를 연결시켰던 것은 아니에요.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방송과 무대조명, 경관조명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보니 조명과 소리를 연동시켜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로 시작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진 거죠.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조명에 감성적인 소리를 부여하면서 새로운 공간을 창출한 경험이 저만의 디자인 콘셉트로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남 소장이 설계한 공간을 살펴보면 조명과 소리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느낄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합천댐 경관조명 프로젝트와 최근 방문객 100만명이 다녀간 광명동굴·온달동굴, 부천역 광장 등이 남 소장의 작품이다.

“합천댐 경관조명 프로젝트는 당시 쟁쟁한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소리를 접목시킨 조명을 제안해 설계와 설치까지 모두 담당하게 됐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웅장한 댐의 구조물만을 살리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물이 일렁이는 듯한 특수조명과 이팩트 조명의 한 분야인 고보조명, 웨이브 조명 등을 활용해 물속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을 표현했죠. 밤에 유유히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와 소리가 어우러져 방문객들이 자연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었죠.”

최근 방문객 100만 명을 받아들이며 경기도의 관광 메카로 우뚝 선 광명동굴과 온달동굴도 남 소장의 작품이다.

광명동굴은 인공동굴이면서 일종의 테마파크로 각 공간에 따라 다양한 콘셉트가 존재한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용 조형물과 와인동굴 레스토랑, 아쿠아리움 등 공간에 맞춰 특수조명과 사운드, 레이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설계했다.

온달동굴의 경우 천연 동굴의 특성을 살려 투광 조명이 주를 이루고,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디밍시스템을 적용했다. 관람객의 입장 동선과 빈도수를 센서로 측정, 빛의 밝기가 달라지게 된다.

남 소장은 앞으로도 기능은 물론 사용자의 입장을 고려한 조명을 선보여 공간이 기억되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경관조명을 변화시키고, 사용자가 변화된 공간을 찾았을 때 좋은 감정을 갖고 떠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게 디자인 목표”라며 “또 사용자의 움직임과 날씨, 바람 등 사람이 느끼는 감각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디자이너가 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승혜 루스케이프 소장이 디자인한 합천댐 경관조명 프로젝트.
남승혜 루스케이프 소장이 디자인한 합천댐 경관조명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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