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산업대전의 전신인 서울국제종합전기기기전의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다.

1994년 7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전기산업계 최초의 전시회에는 80개사가 참가했다. 전시면적은 지금과 별 차이가 없었으나 참가업체 규모는 3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참관객은 약 8000명으로 올해의 4분의 1 정도였다. 기업들의 전시부스보다 텅 빈 통로가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요즘은 흔하디 흔한 시장개척단이나 수출촉진단도 당시엔 전무했다. 장세창 전기산업진흥회장에 따르면, 진흥회 임원단은 당시 상공부 김철수 장관을 만나 내수 위주의 전기산업을 수출산업으로 변모·진흥해보자고 의기투합했고 그 결과물로 탄생한 게 서울국제종합전기기기전이다. 2012년 전기산업대전으로 명칭이 바뀌고 3년전부터 연관 전시와 함께 ‘에너지플러스’로 통합됐다. 그 사이 전기산업 수출은 약 8억불에서 130억불로 16배 이상 증가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은 것은 딱 한 가지. 전시회의 영문 명칭 SIEF(Seoul International Electric Fair)다.

SIEF가 본격적인 국제화를 추진한 것은 故김준철 회장(1942~2013) 재임시절이다. 김 회장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제 7·8·9대 전기진흥회장을 역임하며 해외 주요 국가를 누볐다. 현재 진흥회가 맺고 있는 약 50개의 해외 전기관련 단체와의 협력관계도 대부분 김 회장 재임시절 이뤄졌다. 바통을 이어받은 장세창 현 회장도 국제화 노력을 지속했다. 명장아래 약졸없다고 SIEF의 위상과 경쟁력도 동반 상승했다.

○…SIEF의 오랜 숙원인 글로벌화는 장 회장의 세번째 임기 마지막 해인 내년, 마침내 꽃을 피울 전망이다. 사상 처음으로 해외 개최를 확정했기 때문이다. 때마침 전기진흥회 설립 3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SIEF 2019’는 내년 7월 17~20일 베트남 호찌민 푸미흥 전시장(SECC)에서 ‘2019 베트남-한국스마트전력에너지전’으로 열린다. 개최지로 베트남을 선정한 것은 우리 정부 신남방정책의 핵심이자 포스트 차이나의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하는 곳이기 때문. 베트남은 2014년 이후 연평균 GDP 성장률이 6% 이상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제7차 베트남 국가전력 개발계획에 따르면, 발전설비용량은 2015년 37.5GW에서 2030년 129.5GW로 확충되고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비중도 21%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5년간 대 베트남 수출도 연평균 20% 수준의 가파른 상승세다. 중국과 미국, 일본에 이어 수출 4위 국가이기도 하다.

보통 해외전시회는 100부스 정도를 채우면 성공이라는 평을 듣는다. SIEF는 이보다 목표를 높게 잡았다. 100개사 200부스(3663㎡)를 실현한다는 각오다. 이미 주요기업의 신청이 몰려들고 있다는 후문이다. 동남아 요충지에 기존에 없던 우리 기업의 수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을지 자못 기대된다.

수출산업화가 지상과제인 전기산업계에서 SIEF는 소중한 자산이다. 자산을 키우고 증식하는 것은 업계 전체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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