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유럽순방길서 ‘제재 완화’ 강조
김동연 부총리도 IMF·WB 만나 지원사격 나서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 도착해 프랑스 영예수행장관인 올리비에 뒤솝트 공공재정담당 국무장관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오를리 국제공항에 도착해 프랑스 영예수행장관인 올리비에 뒤솝트 공공재정담당 국무장관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정부가 ‘대북제재 완화’를 현안으로 들고 대대적인 국제외교에 나서 이목이 쏠린다.

최근 대북제재를 두고 한·미 간 입장차가 드러난 가운데 정부가 제재 해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프랑스 보수매체 ‘르 피가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향후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 및 대북제재 완화 등도 협의 가능할 것”이라며 “북한은 오랜 고립에서 스스로 벗어나 새로운 발전과 도약을 위해 세계 앞에 섰는데, 이제 국제사회는 북한의 어려운 결단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유럽순방 둘째 날인 15일 열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유엔 대북제재 완화 문제를 언급하며,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의 지지를 요청했다.

5개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중 한 곳인 프랑스에 직접적인 협조를 요청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18일로 예정된 프란치스코 교황 예방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초청’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청와대는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7일부터 18일까지 교황청을 공식 방문하고 이때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양을 방문하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앞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에 이와 유사한 메시지를 전한 것도 대북제재 완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란 시각이 많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김 부총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김용 WB 총재를 잇달아 만나 “북한의 경제 개발과 시장 개방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남북관계 전문가는 최근의 국제외교는 북미회담을 앞두고 대화의 환경을 사전에 정비하는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문 대통령의 유럽순방은 국제사회에서 대북제재에 대한 완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특히 프랑스의 경우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북제재 해제 가능성에 대해선, “제재 해제까지는 한·미 간의 지속적인 공조를 비롯해 여러 요인들이 작용한다”며 “앞으로 열릴 북미회담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될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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