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승일 교수, 전기공사협회 ‘2018 임직원 워크숍’에서
“에너지신산업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전력산업계 역시 사업영역을 확대해야 한다.”
문승일 서울대학교 교수<사진>는 한국전기공사협회가 12일 제주 난타호텔에서 개최한 ‘2018 임직원 워크숍’의 ‘특별 초청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4차산업혁명의 시대, 전기공사협회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발표한 문 교수는 협회 산하 4차산업혁명자문위원회 활동을 통해 도출해 낸 내용을 바탕으로 협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문 교수는 현재 에너지신산업을 이끌어가는 것은 사실상 통신산업계라고 꼬집었다. 전력산업계보다 통신 분야의 기업들이 보다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상 에너지신산업에서 전력 분야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지금 전기공사협회 역시 전력산업계를 선제적으로 이끌 필요가 있다고 문 교수는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신산업에 초점을 맞춰 사업 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문 교수는 이번 발표에서 한국의 전력 분야에서 해결해야 할 두 가지 과제를 꼽았다.
먼저 전력망의 밀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일부 도시국가를 제외하면 세계에서도 손꼽히게 밀도가 높다는 문제가 있다는 것. 또 전력망이 완전히 고립돼 있다는 점도 국내 전력 산업의 한계라는 게 문 교수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문 교수는 앞으로 국내에서 전력망이 더 팽창하기 어려운 만큼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전력산업의 사업모델이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 이상 변전소와 송전탑을 건설하는 데서 먹거리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춘 부가서비스와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문 교수의 관측이다.
문 교수는 또 태양광 발전의 가격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지금, 국내에서는 태양광 발전이 신재생에너지 시대를 이끌어갈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정부의 여러 가지 규제를 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에 따르면 최근 영암에서 94MW급 태양광발전소 기공식을 개최하는 등 대규모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농촌 태양광 사업 등 국내 사정에 맞춘 사업모델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해남에서 솔라시도 사업을 통해 탄소제로 도시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최근 전기공사업계 역시 이 같은 흐름에 발 맞춰 태양광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출발점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전했다. 단순히 건설만하는 데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게 문 교수의 설명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통한 마이크로그리드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이 중요한 요소라고도 말했다. 앞으로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산업계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협회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문 교수는 “신재생에너지와 ESS, 전기차 충‧방전, 마이크로그리드 분야에서 앞으로 헤게모니를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며, 특히 정부의 법‧제도 개선 방향에 관심을 갖고 집중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잘 대비해서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가는 협회가 되길 바란다”며 “전기공사업계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해야 할 역할과 사업모델을 개발하는 게 시급하며, 전력 산업이 해야 할 영역에 대해 분명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