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에서 ‘공유’로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하면서 렌탈 서비스 각광

이엔테크놀로지의 AIO ESS. 사진=이엔테크놀로지 제공
이엔테크놀로지의 AIO ESS. 사진=이엔테크놀로지 제공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소유’보다는 ‘공유’로 변화하면서 전기·에너지 업계도 ‘공유의 경제’ 바람이 불고 있다. 가전,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EV) 등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을 위한 렌털 서비스가 속속 론칭되고 있다. 경제적인 부담은 낮아지고 보증 및 관리의 편의성 덕분에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편집자주>

공유의 경제가 가장 빠르게 진행된 분야는 ‘가전’이다. 정수기, 비데에서 시작한 가전 렌털은 최근 에어컨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으로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오프라인에선 LG베스트샵, 온라인은 ‘LG 누리 몰’을 통해 렌털사업 진행하고 있다. 2009년 정수기 대여사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공기청정기, 안마의자, 트롬 스타일러, 트롬 건조기, 전기레인지 등 6개 제품을 대여해 주고 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렌털시장 규모에 맞춰 LG전자의 렌털 사업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렌털료 매출 128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697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한 규모다.

이처럼 가전렌털 사업이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고가의 가전을 나누어 렌탈비용으로 부담할 수 있다는 점이 한 몫 했다. 더불어 가전 관리에 대한 인식이 성장하면서 렌털이 장기적 관리가 용이하다는 점도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한 제품군에 대해서 렌털 사업 영역을 확장해 가고 있다”며 “건강, 위생, 환경 등에 대한 제품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LG처럼 가전사업과 별개로 렌털 관련 조직을 갖고 있진 않다. 다만 시범적으로 상업용 공간에 한정해 B2B 모델 렌털 사업을 시작했다. 또 지속적으로 렌털 가능한 가전기기 품목을 늘려 소비자들의 제품 경험을 늘려가겠다는 사업구상을 밝힌 바 있다.

삼성은 지난 2월 유치원 학교와 같은 공간에 공기청정기 렌털사업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내놓은 결정이다. 7월에는 현대렌털케어와 손잡고 의류건조기 렌털을 시작했다. 렌털 가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는 평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개인 소비자용 렌털 사업에 직접 진출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B2B 렌털 사업의 향방을 지켜본 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전기·에너지 업계에서 뜨거운 감자인 ESS 또한 렌털 시장이 열리고 있다.

한전은 전남 강진, 경북 양양 태양광 발전소를 ESS 렌털 시범사업 대상자로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에 상업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신재생사업자 부지에 한전이 대용량 ESS를 설치·연계해 사업자는 REC 수익을 실현하고, 한전은 ESS 대여료를 분할 회수하는 방식이다. 한전이 ESS를 설계·발주·설치하고 초기 투자비를 부담하면 신재생 사업자들은 REC 수익으로 ESS 대여료를 납부한다.

한전은 대용량 ESS를 활용해 신재생 발전의 출력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계통의 수용성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ESS 렌털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 또한 ESS 렌털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6월 오릭스캐피탈 코리아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렌털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오릭스캐피탈코리아가 설치 비용 이외의 초기 비용없이 ESS를 태양광 발전사업자에게 렌털해주고, 고객은 ESS 설치로 인하여 발생하는 추가 수익으로 렌털료를 10년간 납부한다.

현대 그린에너지 관계자는 “ESS같은 고가의 제품은 금융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ESS 렌털 사업은 설치자들에게 금융부담을 완화시켜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엔테크놀로지도 GE와 손잡고 ESS 판매와 더불어 렌털 사업 도입을 검토 중이다. ESS 구매고객에게도 고객편의를 위해 25년 보증 및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ESS 자체가 4~5억을 호가하는 고가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들고, 고전압을 다루는 만큼 관리 및 운용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ESS 렌털 사업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

이승혁 카무르파트너스 컨설턴트는 “ESS렌털시장 자체는 성장 가능성이 크고 구조 자체도 괜찮다”며 “금융사가 헷징을 해소해 지금보다 금리를 낮출 수 있도록 보증이 전제가 된다면 ESS렌털 시장은 사업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문국현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자문위원장,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 표현명 롯데렌탈 대표, 김대환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장이 전기차 보급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롯데렌탈 제공
(왼쪽부터)문국현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자문위원장,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 표현명 롯데렌탈 대표, 김대환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조직위원장이 전기차 보급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롯데렌탈 제공

전기차는 렌터카·카셰어링 업계에서 저변을 넓히며 공유 트랜드에 부응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롯데렌터카와 그린카를 통해 전기차 장·단기 렌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현대차와 함께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제주특별자치도를 비롯한 국내 전기차 보급 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하고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롯데렌터카는 2016년 제주오토하우스에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들여온 것을 시작으로 테슬라 ‘모델S 90D’, 쉐보레 ‘볼트EV’ 등을 운영해왔다. 지난달에는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20대를 추가 도입하는 등 국내 고객의 전기차 경험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롯데렌터카는 지난해 국내 전기차 보급대수의 약 15%에 이르는 2200대를 장기렌터카 서비스로 제공하고 충전 인프라 확대에 기여한 공로로 환경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그린카도 전기차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려온 공로를 인정받아 ‘2018 친환경 기술진흥 및 소비촉진 유공’ 시상식에서 업계 최초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그린카는 현재 전기차 210대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측은 2014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8만명의 고객이 60만시간동안 전기차를 이용했으며, 전체 주행거리는 모두 710만km로 지구 180바퀴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AJ렌터카는 지난 3월부터 전기차 관련 사업을 전담하는 e-모빌리티팀을 신설해 관련 장·단기 렌털 및 카셰어링 상품 개발, 충전 플랫폼 구축 사업을 펼치고 있다. 앞서 6월에는 시그넷이브이와 사업 제휴를 맺고 전기차 렌털 상품 개발, 충전 인프라 구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AJ렌터카는 최근 제주도에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과 기아자동차 ‘니로 일렉트릭’ 각각 30대씩 총 60대 규모의 전기차 렌털 서비스를 출시했다. 제주공항지점에 급속충전기 3기, 완속충전기 4기도 설치했다.

AJ렌터카가 제주공항 지점에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 일렉트릭’을 각각 30대씩 배치했다. 사진=AJ렌터카 제공
AJ렌터카가 제주공항 지점에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 일렉트릭’을 각각 30대씩 배치했다. 사진=AJ렌터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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