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가지 않고서도 즐기는 실내 피서 ‘인기’

서울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으며 더위를 피하고 있다.
서울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으며 더위를 피하고 있다.

20여일째 찜통더위가 지속되면서 ‘즐거움’이 아닌 ‘생존’을 위해 피서를 떠나겠다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피난처의 상황 또한 여의치 못하다. 폭염에 바닷물마저 미지근한 건 일쑤고, 1년에 한 번 돌아오는 대목에 부쩍 오른 가격 또한 피서객들의 한숨을 자아낸다. 정말 이게 피서가 맞는 걸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현명한 피서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더위를 피해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곳에서 즐기는 실내 피서지다. 멀리 떠나지 않고도 저렴한 가격으로 ‘가성비 휴가’를 즐기려는 이들을 위한 실내 피서법을 소개한다.

◆더위는 피하고, 지식은 채우고…도서관 ‘북적’

연일 계속되는 땡볕 더위에 책도 읽고 더위도 피할 수 있는 ‘북캉스족’이 늘어나고 있다.

북캉스란 ‘Book’과 ‘Vacance’를 합친 말로, 피서지 대신 도서관을 찾아 책을 읽으며 휴가를 즐기는 문화를 뜻한다.

특히 최근에는 에어컨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전기요금을 걱정하는 이들이 마음껏 찬바람을 쐴 수 있는 장소로 도서관을 찾고 있다.

북캉스를 즐기기 원하는 이들은 그저 거주지 인근의 시·구·동 단위의 도서관을 방문하면 된다. 오히려 지역별로 특색 있는 도서관의 경우에는 밀리는 인파로 인해 냉기가 아닌 온기만 느끼다 올 수도 있다는 전언이다.

◆수영장에 호사로운 숙박까지…호캉스족 ‘급증’

도서관으로 떠나는 북캉스가 있다면, 호텔로 떠나는 ‘호캉스’도 있다.

바캉스 시즌에 도심 속 호텔을 찾는 이들이 적다는 점에서 착안, 피서지가 아닌 도심 중심부 호텔로 휴가를 떠나는 것을 말한다.

호텔의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도심 호텔의 경우 공실로 인해 되레 가격을 낮춰 객실을 제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하니 눈여겨보면 뜻밖의 보물을 찾을 수도 있다.

특히 호캉스는 연인·부부에게도 좋지만 가족 단위 피서객에게 더 적합하다. 실내·야외 수영장을 갖추고 있는 호텔이 적지 않아 이동거리를 최소화하면서도 아이와 부모 모두 만족할 만한 피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불볕더위에 커피숍·영화관도 때 아닌 특수

더운 날씨에 커피숍과 영화관 등 실내 데이트 장소도 피서지로서 각광 받고 있다.

먼저 커피숍의 경우 냉방시설 완비에 따른 쾌적한 환경과 다양한 먹을거리로 인기가 좋다.

특히 젊은 층에서 이용이 늘어, 커피와 피서를 함께 즐기는 ‘커피서’라는 신조어도 생겼을 정도다.

또 전통적인 여름 강자인 영화관도 밤낮으로 인기세를 누리고 있다.

태양이 작열하는 오후 시간대는 말할 것도 없고, 폭염과 함께 찾아온 열대야에 잠 못 이룬 피서객들의 심야영화 관람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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