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는 많은데 포스코에너지 수주활동 저조로 그간 공급부족
최근 두산, LG, 블룸에너지제팬 등 국내외 회사 속속 진출

일산열병합발전소에 설치된 1~3단계 연료전지 발전사업(왼쪽)과 4단계 연료전지 발전사업 현장. 1~3단계에는 포스코에너지의 MCFC 연료전지 타입이 적용됐고, 4단계에는 두산퓨얼셀의 PAFC 연료전지 타입이 적용됐다.
일산열병합발전소에 설치된 1~3단계 연료전지 발전사업(왼쪽)과 4단계 연료전지 발전사업 현장. 1~3단계에는 포스코에너지의 MCFC 연료전지 타입이 적용됐고, 4단계에는 두산퓨얼셀의 PAFC 연료전지 타입이 적용됐다.

신기후체제에 대비한 혁신적인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연료전지 국내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이용해 발전함으로써 SOx, NOx 등 유해물질 발생이 없고, 온실가스 배출도 적은 데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달리 기후조건과 무관하게 소규모의 설비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국토가 좁고 기후조건상 태양광과 풍력을 설치할 공간이 적은 우리나라로서는 연료전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온실가스 감축에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수요는 많은데 그동안 공급 부족으로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국내 발전용연료전지 시장은 포스코에너지가 거의 독점해 왔는데, 지난 2014년 하반기부터 포스코에너지가 수주활동을 멈추면서 시장도 얼어붙었다.

포스코에너지가 신규 수주활동에 소극적이 된 데는 전기를 생산하는 핵심부품인 스택(stack) 수명이 문제가 됐다. 보증기한이 5년인데, 초기에 설치된 제품에 불량이 많아 2~3년 만에 제품교환을 해줄 수밖에 없어 추가비용이 늘어났다. 이로 인한 손실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포스코에너지가 보유한 연료전지 기술도 독자기술이 아니라 미국 퓨얼셀에너지(FCE)사에 지분투자하고, BOP, 스택, 셀 제조 기술 이전을 받아 포항에 생산시설까지 갖췄다. 하지만 판매한 물량에 대해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규로 제품을 판매해봤자 로열티와 장기서비스계약가격(LTSA)을 감안하면 마진이 별로 없다보니 포스코에너지는 대외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신규 수주보다는 기존 연료전지발전시장에서 유지보수만 맡는 게 나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포스코에너지가 수주활동에 주춤하는 사이 두산이 2014년 미국 CEP(Clear Edge Power) 인수와 국내 퓨얼셀파워 합병을 통해 연료전지사업에 본격 진출하며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지난해 동서발전 일산연료전지 4단계(5.28MW)와 서울 마곡지구 서남물재생센터에 30MW급 연료전지를 납품한 데 이어 올해도 남동발전 분당발전본부 연료전지 5단계(5.72MW)를 준공하고, 서부발전 서인천발전본부 3단계 연료전지(18MW), 남부발전 신인천 연료전지 2, 3단계(36MW), 한화대산(50MW) 등을 차례로 수주했다. 상반기에만 8400억원 수주를 달성했다.

두산의 연료전지는 포스코에너지의 융용탄산염 연료전지(MCFC)와 다른 인산형연료전지(PAFC) 타입이다.

MCFC시스템은 650℃ 이상의 고온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효율이 높고, 열(스팀)을 재활용할 수 있어 열을 필요로 하는 산업단지, 제조공장 등에 적합하다.

반면 PAFC시스템의 경우 약 60℃ 이상의 중온수를 생산해 열 판매는 어렵지만, 컨테이너박스 크기로 모듈화가 가능해 작은 부지에 복층형 구조로 발전설비를 구축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점차 확대되는데 공급이 부족해짐에 따라 최근엔 미국 블룸에너지와 퓨얼셀에너지(FCE) 등이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와 기술 제휴했던 미국의 퓨얼셀에너지는 지난해 단독으로 남부발전 신인천 연료전지 1단계(20MW) 프로젝트 최종사업자로 선정됐다.

또 미국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전문기업 블룸에너지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합작회사인 블룸에너지 재팬도 최근 한국남동발전이 발주한 분당발전 6단계 연료전지발전설비구축사업에 SK건설과 공동 입찰에 참여, 사업을 수주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도 태양광 전문기업인 에스에너지가 GS칼텍스의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팀을 인수해 설립한 에스퓨얼셀과 LG가 영국의 롤스로이스퓨얼셀시스템즈 지분을 인수해 출범한 LG퓨얼셀시스템즈(LGFCS) 등이 연료전지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한편 재생에너지 3020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RPS 가중치에서는 2.0을 인정받은 연료전지를 두고 전문가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수소를 이용해 발전함으로써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가 크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와 달리 기후조건과 무관하게 소규모의 설비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해 에너지전환에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일부 대기업만 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이들도 해외기술 의존도가 높은 데다 가스를 연료로 사용한다는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