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에서 나오는 석탄회 처리 획기적 개선 기대

국내 기업이 발전소에서 나오는 석탄회를 주원료로 하는 인공경량골재 제조 실증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앞으로 이 기술이 적용되면 석탄회 처리문제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발전기술과 인공경량골재 전문업체인 라이트쎄락믹스는 공동으로 석탄회를 주원료로 사용해 인공경량골재 제조 기술을 실증하고, 최근 사업화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석탄회는 화력발전소의 연료인 석탄이 고온으로 연소하고 남은 회분이 급격히 냉각돼 만들어진 미세입자로, 일종의 연탄재라 할 수 있다. 이중 일부는 콘크리트 혼화재나 시멘트 원료로 활용되지만, 대부분은 발전소 인근 회처리장에 매립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구조용 인공경량골재는 발전소 석탄회를 대량으로 재활용해 콘크리트에 사용하는 모래, 자갈을 제조하는 기술이다. 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에서 국내 발전사 중 처음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해 경량골재를 생산할 수 있는 자체 설비까지 구축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발전기술은 기존의 제조방법과 달리 석탄회 속에 소량 잔류하고 있는 미연탄소분을 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점화용 보조연료만으로 제조가 가능하고, 생산성(수율)도 2배나 높아 매우 경제적이라고 강조한다.

또 제조설비가 단순해 초기 투자비도 저렴하고, 제조공정을 자동화할 수 있어 제품의 규격도 다양하고 품질도 우수하며, 무엇보다 기존방식보다 단위용량당 석탄회의 재활용률을 2배 이상 높였다는 게 한국발전기술 측의 설명이다.

중소기업인 한국발전기술이 인공경량골재 개발에 나선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현재 발전소마다 바다에 둑을 막아 매립을 하고 있는 석탄회를 바다에 매립하지 않고, 보다 친환경적으로 전량 재활용함으로써 국내 대부분의 화력발전소가 당면한 석탄회 처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국내 석탄화력발전에서 연간 총 850만t가량의 석탄회가 발생하고 있다. 석탄회의 일부는 시멘트나 레미콘에 혼합해 건축용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재활용되지 못하는 석탄회는 전량 회처리장(ash pond)으로 보내져 매립하고 있다. 문제는 기존 회처리장의 매립용량은 정해져 있는데 석탄회는 계속 발생해 회처리장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술을 도입할 경우 국내 대부분의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더 이상 석탄회를 바다에 매립하는 일이 없을 것이고, 회처리장 신축이나 증축도 필요 없게 된다.

두 번째는 국내에도 일반골재에 비해 경제성을 갖춘 경량골재를 제공해 건축자재로 폭넓게 사용하기 위해서다. 경량골재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서는 고층빌딩이나 교량 등에 사용되는 일반화된 건축 소재이며, 국내에서는 ASEM빌딩 등 일부 고층빌딩이나 기존 건물을 수직 증축하는 경우에 적용된 사례가 일부 있다. 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해 가격이 비싸 범용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사가 이번에 개발한 인공경량골재는 국가공인기관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품질검사에서 압축강도 KS기준을 만족할 뿐만 아니라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제조비용도 대폭 낮출 수 있어 수입품 가격의 절반 이하 수준에서 공급이 가능하다.

또 경량골재의 95% 이상을 석탄회로 구성해 기존 환경을 훼손하면서 생산하는 쇄석골재를 대체함으로써 환경보호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남호 한국발전기술 대표는 “현재 발전사들은 석탄회 처리비와 매립비 등의 명목으로 t당 2만5000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데 이를 경량골재 재활용에 지원해준다면 석탄회를 활용한 인공경량골재가 경제성을 확보하게 된다”며 “일반 쇄석골재를 경량골재로 대체해 건설하면 주 재료비 가격이 같은 경우 콘크리트와 철강재 사용량이 11% 이상 절감돼, 이산화탄소도 10% 감축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인공경량골재 제조 기술은 특허 출원 중에 있고, 제조설비 설계도도 완성돼 내년이면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며 “현재 해당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석탄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국내 5개 발전회사 및 레미콘회사, 건설회사, 건축설계회사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의 대형 석탄발전회사와도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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