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단, ESS배터리 품귀현상 장기화 속 리튬-인산철전지로 설비인증 확대
세계 시장 독식 중국 기업들, 리튬-인산철에 특화…국내 상륙 가능성 ‘예의 주시’

중국산 배터리가 국내 ESS 시장을 점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SS 배터리 품귀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에너지공단은 리튬-이온 배터리에만 부여했던 설비 인증을 리튬-인산철 배터리까지 확대했다. 신재생 시장에서는 설비를 인증 받아야 사업자가 신재생공급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를 부여받고 전력거래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세계 배터리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중국 배터리 기업 CATL과 BYD는 리튬-인산철에 특화된 기업이다. 사실상 중국산 배터리도 국내에서 사업성을 가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도 CATL의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들여오기 위해 공동구매 형식으로 구매를 추진 중이다. 이르면 9월 중 배터리를 들여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SS 제조기업 A사는 “업계에서 중국산 배터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 배터리 수급 사정이 워낙 좋지 않다 보니 밖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들어오지만 최근 중국이 리튬-인산철 배터리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로 방향을 선회하고 생산하면서 중국산 리튬-이온 전지가 국내에 들어와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국내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의 양대산맥인 삼성SDI와 LG화학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CATL와 BYD가 적극적인 공세로 시장점유율을 높였고 LG 화학과 삼성 SDI는 3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전 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CATL은 4311MWh로 일본 파나소닉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파나소닉은 2위(4302MWh)를 기록했고, LG화학과 삼성SDI는 각각 4위, 6위로 뒤를 이었다. 국내 ESS 시장에서 중국 배터리가 맹위를 떨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B 업체 관계자는 “외산 배터리가 한국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인증 과정 이후에도 시장 반응을 지켜봐야 한다”며 “하지만 성능만 보장이 된다면 삼성SDI와 LG화학이 독점하고 있는 시장 구도는 깨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배터리 생산 기업 A사는 “중국 배터리가 한국 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면서 “ESS 시장에 들어와 가격, 기술력, 제품으로 시장에서 승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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