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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분석(15) 유호식 KINAC 원자력통제본부장
“국내 유일 핵물질 통제업무 전문기관…원전 수출 돕는 조력자 役 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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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산업은 타 산업에는 없는 독특한 규제 시스템이 존재한다. 원전을 운영하려면 필연적으로 연료인 핵물질을 다뤄야 하는데, 이를 운반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핵무기로 전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 산업에서 엄격하고 철저한 규제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유호식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 원자력통제본부장을 만나 국내 원자력 수출입통제 현황과 향후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원자력계는 KINAC을 ‘국세청’으로 여기지만, 사실 KINAC은 원자력 산·학·연이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돕고, 자문하는 ‘세무사’와 같습니다.”

유호식 KINAC 원자력통제본부장은 비유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국세청이고, KINAC은 세무사라고 설명했다. KINAC은 원자력법에 의거해 설립된 국내 유일의 핵물질 통제업무 전문기관이다. 유 본부장은 원자력계 내부에서의 KINAC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했다.

“원자력계는 KINAC의 업무를 산업 진흥과 연구 개발에 걸림돌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립된 원자력 통제 기관이 없다면 국내에서 원자력과 관련된 활동을 하기 어렵습니다. IAEA를 비롯한 전 세계에 한국이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고, 핵무기로 전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운영·개발 주체와 독립된 기관이 이를 검증해야 하며, KINAC이 설립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KINAC의 업무는 크게 핵안보와 핵비확산으로 구분된다. 물리적 방호, 사이버보안 등이 핵안보에 해당되며, 핵비확산은 안전조치와 수출입통제 등의 업무를 말한다. 이중 수출입통제는 2009년 UAE에 원전을 수출하면서 중요성이 커졌다. 원전은 모든 원자력 기술의 총체이다. 따라서 원전 수출로 인해 원자력 기술을 보유하는 국가가 늘어나면 원자력 기술의 오용을 통해 핵무기가 확산될 가능성도 증가한다.

“원전 수출이 핵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원전 수출국은 수입국의 원자력 수입목적, 과거의 확산활동 연루 여부, 비확산 정책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수출 가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활동을 수출 통제라 부르는데, 한국은 비핵국으로서 중동에 원전 수출에 대한 국제사회의 핵확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어느 국가보다도 철저한 원전 관련 물품과 기술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한 기업은 허가받지 않은 수출 때문에 회사 문을 닫은 경우도 있습니다. KINAC은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UAE 바라카 원전 사업은 우리나라 최초의 수출 사례였다. 기존의 수출입통제가 원전의 일부 부품을 수출하거나 특정 분야의 기술이전, 핵연료 수출입 등 대상품목의 종류와 수량이 적었던 반면 원전 수출은 ‘전략물자’로 분류되는 다품종, 다량의 물품과 기술이 한꺼번에 이동하므로 이를 처리할 시스템이 필요했다. 전략물자는 대량파괴무기의 제조·개발·사용 또는 보관 등의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물품과 기술을 말한다.

“원전을 수출하면서 대규모의 물자와 기술 이동이 일어나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규제기관과 수출입자의 행정부담이 커지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KINAC은 기존의 개별 물품과 기술에 대해 수출을 허가하던 방식을 수출품목 전반에 대해 패키지 형태로 허가할 수 있는 ‘일괄수출허가제도’로 개선해 행정부담을 줄였습니다. 또 UAE 사업에 대해서는 통합적으로 정부보증을 수령하고 처리하도록 했습니다. 2017년 8월부터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심사지원 시스템을 심사에 적용했습니다. 원전 수출 이면에는 KINAC과 같은 숨은 조력자들의 역할이 있습니다.”

현재 정부가 원전 수출을 타진하고 있는 사우디, 영국, 체코 등에서 성과가 나온다면 KINAC의 규모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06년 설립한 KINAC은 23명으로 시작해 현재 104명으로 늘어났다. 핵안보, 비핵확산 등 KINAC이 맡고 있는 업무의 중요성이 점점 더 부각되는 만큼 향후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그간 전략물자에 관한 수출입통제 업무를 수행한 KINAC은 최근 ‘기술의 무형이전’에 대한 통제라는 새로운 도전과제를 만났다.

“기술의 무형이전 통제는 원자력 기술이 정보통신망이나 구두, 행위 등을 통해 국외나 외국인에게 이전되는 것을 통제한다는 개념입니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고 해외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핵비확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가 나옵니다. 이에 2014년 본격적인 무형이전 통제를 시작했으며, 대표적인 사례가 사우디와의 중소형 원자로 공동연구 사업입니다. 사우디 연구자가 국내에 거주하며 국내 원자력 사업자로부터 원자력 기술을 전수받고 있습니다. 이에 지침을 수립해 기술 수출자가 이를 철저히 준수하도록 독려하고 체계적인 수출 통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작성 : 2018년 07월 26일(목) 09:06
게시 : 2018년 07월 27일(금) 10:29


조재학 기자 2jh@electimes.com        조재학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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