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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대표의 금요아침)'甲乙 컴퍼니' 또는 '선한권력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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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을 기쁨조 취급한 A항공 회장의 5가지 황제놀이에 대해 세상이 발끈했다.
승무원 교육생들이 박회장 앞에서 불러야 했던 충격적인 사랑 ‘고백송’.
「회장님을 뵙는 날, 자꾸만 떨리는 마음에 밤잠을 설쳤었죠. 이제야 회장님께 감사하단 말 대신 한 송이 새빨간 장미를 두 손 모아 드려요. 새빨간 장미만큼 회장님 사랑해. 가슴이 터질 듯한 이 마음 아는지. 오늘은 회장님 모습이 아주 즐거워 보여요. 회장님 두 손에 담겨진 빨간 장미가 함께 웃네요.」
회장이 오는 날이면 승무원들은 달려가 그의 품에 안겨야 했다. 안전교육보다 회장 의전이 우선이었고, 신입교육을 마친 교육생들은 회장님을 위해 밤새 장미꽃 100송이를 접어야 했다. 이걸 하기 싫어 화장실에 숨으면 관리자가 찾아냈다. (인사이트, 7.14 발췌)

역겨워서 토할 것 같다. 그들은 정말 회장님을 뵙는 날이 되면 밤잠을 설치고, 새빨간 장미만큼 회장님을 사랑했을까. 도대체 왜 우리는 남북한이 이러한 기쁨조의 민족성을 타고난 것일까! 그런데 독재국가에서나 있을 법한 이 몰상식한 조직문화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도처에 퍼져있다. 현대 자본주의와 믈질주의는 돈을 기준으로 중세 인도 카스트나 노예제도와 같은 신분사회를 만들었다. 가진 자들은 없는 자들의 영혼을 억압하고 자유를 박탈하는 데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피지배자가 여성일 경우 그 폭력성과 야비함은 도를 넘어선다. 돈 없는 집 자식들이 연예계에 입문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인데 출세하려면 스폰서의 돈 앞에, 권력의 먹이사슬 앞에 고 장자연씨처럼 희생당하는 예도 비일비재하다.

나도 첫 직장생활을 잡지사 기자로 시작했는데 취재를 제일 잘하는 기자로 평가받았지만
집요하게 유혹하는 유부남 편집장의 요구를 거절하자 원고를 이따위로 썼느냐며 다른 기자들 앞에서 내 원고가 찢겨져 내동댕이쳐지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다가 퇴근할 무렵이 되면 그는 저녁을 먹자고 웃는 얼굴로 다시 회유했고 거절하면 다시 폭군으로 변하는 일상이 반복되면서 나는 흔들리는 자존감에 정신병에 걸릴 것 같았다.
당시 아버지는 사업실패로 인해 중풍으로 쓰러져 계셨고 종가집 맏며느리로서 자부심이 강했던 어머니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막일을 하며 건강이 나빠진 탓에 하혈까지 하는 상황이었기에 의료보험 혜택을 위해서라도 사표를 내던질 수가 없었다. 사회적 약자에게, 비전을 품은 새벽이슬같은 청년에게 조그만 권력이라도 주어진 자들의 횡포는 잔인했다. 결국 그의 부당한 행동을 얘기하며 사표를 내자 그 회사 대표는 여자가 어떻게 행동했길래 남자가 그러느냐며 내게 책임을 돌렸다.

지배자와 지배를 받는 자는 기업에만 있는 게 아니다.
목회자를 하나님의 종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창조주 예수가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기 위해 종의 모습으로 이 땅에 와서 병든 자와 가난한 자를 고치고 결국 갈기갈기 찢겨죽은 희생과 섬김의 삶을 따라간다는 뜻에서다. 그런데 간혹 중대형교회 목회자들을 보면 종이 아니라 제왕적 위치에서 절대권력을 행사하는 게 느껴진다. 종교계는 특히 영성이나 전문성과 상관없이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리더십이 주도권을 잡고 있고 성직자의 성역에 대해 비판이나 견제는 쉽지 않다. 성차별이 있는 곳에는 성폭력이 생긴다. 영향력있는 종교지도자들이 심심치 않게 스캔들에 연루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목회자가 자녀한테 교회 세습을 시키든, 헌금을 유용하든, 마음대로 인사권을 휘두르든, 스캔들이 생기든 누구 하나 감히 나서서 말 한마디 못한다. 이러한 종교지도자들의 타락은
사회의 부패로 이어진다.

물벼락 갑질로 드러난 H그룹 총수 일가는 승무원, 운전수, 작업자, 가정부의 인권을 현대판 노예 대하듯 짓밟았다. 회사의 대표나 종교 지도자를 황제로, 신적인 존재로 추앙하는 문화는 지도자를 독재자로 타락시키고, 이단종교의 확장을 가속화시킨다. 대커 켈트너는 그의 저서 「선한 권력의 탄생」에서 권력이란 극소수 특권층의 힘이나 정치인들의 정치권력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일상에서 타인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과 심리상태로 정의했다. 갑(甲)과 을(乙)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갑의 권력이 커질수록 사람은 좋은 말만 듣고 싶어하고 죄에 대한 수치심이 없어진다. 권력에 대해 감시 감독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그래야 선한 권력이 탄생하고 성장할 수 있다.

작성 : 2018년 07월 24일(화) 14:41
게시 : 2018년 08월 02일(목) 08:07


김수민 라온위즈 대표/(사)글로벌코리아 이사장/칼럼니스트/스피치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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