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역사상 첫 여성 본사 처장 배출, 유리천장 깨는 신호탄 될 듯

한전이 본사 1갑 본부장과 본사 주요 처·실장, 지역 본부장 인사를 마치고 하반기 업무 진영을 확정했다. 그동안 인사가 늦어져 업무에 차질과 공백이 생긴 만큼 하반기 업무 추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전의 이번 인사는 조직개편과 맞물려 본사 처·실장은 물론 지역본부장의 대폭적인 물갈이를 단행했다. 특히 1958년, 1959년생으로 대표되던 1차 베이비붐 세대가 일선에서 후퇴하고 1960년대생들이 본사 각 처·실장에 포진하면서 자연스레 세대교체도 이뤄졌다는 평가다.

본사 처·실장의 경우 올해 말로 보직이 끝나는 1959년생의 자리를 올해 1갑으로 승격한 새로운 인물들로 대부분 채워졌다. 통상 승격과 함께 사업소 근무로 빠지지만 올해는 11명이 상향보직으로 본사 처·실장에 임명됐다. 눈에 띄는 인사를 보면 기획처 조직실장에서 올해 1갑으로 승격한 이경숙 처장이 기획처장에 전격 발탁된 것. 한전 조직 역사상 첫 여성 본사 처장으로 임명되면서 보수적이란 평가를 받는 한전 조직에서 유리천장이 깨지는 첫 신호탄이 됐다.

그동안 한전은 여성 지사장을 배출한 사례는 있지만 본사 주요 보직에 여성을 앉힌 것은 처음인 만큼, 직원들 중 여성의 비중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본사를 비롯한 주요 보직에 여성의 진출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인사에선 명분보다는 적재적소에 능력 있는 처·실장을 전진 배치함으로써 전력산업의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또 조직개편을 통해 부사장 책임경영 체제를 구축한 만큼 이번에 임명된 처·실장들은 부사장-본부장 체제에서 실무를 총괄하며 경영진과 호흡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인사가 예상과 달리, 신임 승격자를 본사 처·실장에 전진 배치한 것은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에서 20년 가까이 조직을 운영한 김종갑 한전 사장의 파격과 혁신이 스며들었다는 평가도 있다.

한편 9일 본사 처·실장은 물론 각 지역본부장, 지사장들의 이동이 본격화 되고 조만간 1을 실장들의 인사와 2직급 부장들의 이동이 마무리되면 조직은 급속도로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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