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71개 기업 400여명 조사…현 회장 지분가치 2663억원
TOP 10 새 얼굴 3명…50인 합산평가액 4조 555억원

전기·에너지 업계에서 최고 주식부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전기·에너지 업계 상장기업 71곳의 주요 주주 400여명을 대상으로 평가액을 산정한 결과, 현정은 회장은 현대엘리베이의 주식 213만 806주(지분율 7.85%)를 보유, 평가가치가 2663억 5075만원을 기록해 최대 주식부호에 자리했다.

이번 조사는 6월 1일 현재 보유 지분과 종가를 기준으로 순위를 정했다. 전기·에너지 업종과 직접 관련이 없는 기업의 주식은 소유하고 있더라도 가치 산정에서 제외했다.

특히 올해 조사에선 민간 에너지기업과 철도 전문 기업을 새롭게 대상에 포함시켜 순위 변동이 컸다. 주식 평가액이 1000억원을 넘는 인물도 지난해 11명에서 16명으로 증가했다.

현 회장에 이어 2위는 지난해 5위에서 세 계단 상승한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다. 이 대표는 서울반도체 주식 974만 9744주를 보유, 평가액이 1998억 6975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지분변동은 없었지만 주가 상승으로 평가액이 소폭 증가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1위였던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지주사 전환과 함께 효성중공업 보유 주식만을 가치로 환산한 탓에 4위로 내려앉았다. 효성은 지난 6월 1일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고 인적 분할비율에 따라 기존 효성 주식 1주당 효성중공업 주식 26주를 배정받게 된다. 이를 감안하면 조 회장의 효성중공업 보유 주식은 133만 2588주, 1785억 6679만원어치가 된다.

이로 인해 지난해 TOP3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조 회장과 조현상 효성 사장,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등 오너 일가는 올해 조사에서 각각 4위, 10위, 11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도 본지가 ‘전기·에너지업계 주식부자 TOP 50’ 조사를 시작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랭킹에서 사라졌다. 정 이사장은 15년과 16년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현대중공업의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현대일렉트릭 지분 가치만을 평가한 지난해엔 8위로 순위가 내려갔다.

특히 정 이사장은 지난해 8월 현대일렉트릭 등의 보유 주식을 출자해 현대중공업지주 신주 약 280만주를 배정받아 정 이사장→현대중공업지주→현대중공업·현대일렉트릭·현대건설기계·현대오일뱅크·현대글로벌서비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이에 따라 올 6월 현재 현대일렉트릭 주식은 단 1주도 가지고 있지 않아 순위에서 제외됐다.

올해 TOP 10에 새로 진입한 인물은 김문희 용문학원 명예이사장(13위→3위), 김덕용 케이엠더블유 회장(14위→8위), 이우현 OCI 대표(60위→9위) 등이다. 김문희 이사장과 김덕용 대표는 지분 변동은 없었지만, 현대엘리베이와 케이엠더블유 주식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평가액이 덩달아 증가했다. 이우현 OCI 대표는 故이수영 회장의 경영권을 승계해 지난해 108억여원에 불과하던 주식 가치가 1575억여원으로 약 15배나 늘어나며 TOP 10에 새로 포함됐다.

반면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故이수영 회장, 정몽준 이사장 등 3명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TOP 20에는 최진우 대아티아이 대표(12위, 1197억여원)와 장순상 비츠로그룹 회장(16위, 1038억여원)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TOP 50으로 범위를 넓히면 총 14명이 신규 또는 순위권 밖에 있다가 랭킹에 포함됐다.

주식부자 50인의 평가 가치를 합한 금액은 4조 555억 8605만원으로, 지난해 TOP 50의 평가 총액 5조 1590억 8005만원보다 21.4%, 1조 1034억 9400만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2조 859억원에 달하던 효성 오너 일가의 평가액이 올해 조사에서 4525억원 수준으로 대폭 떨어진 게 결정적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