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 글로벌기업 도약 원년…해외사업 등 박차”
“4차 산업혁명 적응 위한 전기인들의 자구적 노력 필요”

수도권의 관문이자, 항구도시. 인천광역시에 따라붙는 수식이다. 인천시의 총인구는 내외국인 포함 총 300만여명으로, 서울특별시와 부산광역시에 이어 세 번째로 ‘인구 300만’ 도시에 편입된 대형 도시다. 전체 면적 또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면적은 약 1062㎢로, 한국 최대 광역시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대형 도시의 곳곳을 잇는 ‘인천시민의 발’ 역할은 대중교통이 맡고 있다. 인천지하철 1·2호선과 준공여제 순환버스, 장애인콜택시, 간선급행버스(BRT), 유도버스고속차량(GRT)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인천교통공사는 이처럼 다양한 인천 대중교통의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산업계 전반에 거세게 불고 있는 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그간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까지 타진하고 있다.

이중호 인천교통공사 사장에게 공사의 주요 사업과 계획,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물었다. (편집자 주)

▶사장으로 취임한 지 3년 차를 맞으셨습니다. 그간의 소회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요즘 들어 ‘이게 내 운명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합니다. 2014년 인천교통공사의 기술본부장으로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뒤 다시 돌아왔으니까요. 특히 제가 몸 담았던 지하철 분야에 애착이 깊습니다. 그동안 여러 어려움도 따랐죠. 지난 600여일간 인천지하철 2호선 안정화와 월미궤도차량 사업의 전환 결정 등 여러 험난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서울시와 인천시에서 지하철 건설과 운영에 참여했던 경험이 밑거름이 됐죠. 뒤돌아보니 뿌듯함과 보람찬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취임하신 뒤 인천교통공사에도 많은 변화가 뒤따랐습니다. 특히 주력하신 업무는 무엇이었는지.

“침체된 조직내부에 동기를 부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2호선 개통 초기에 잦은 사고와 장애 발생으로 외부의 비판적 여론이 많았거든요. 분위기 쇄신을 위해 대외신뢰도·고객만족도·기관청렴도 등을 제고하는 ‘3도(度) 높이기 운동’을 진행했습니다. 또 공기업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불투명·불건전·불소통 등 ‘3불(不)타파 운동’도 전개 중입니다.”

▶올해 공사는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전환점 앞에 섰습니다. 공사의 미래 비전과 방향성을 어떻게 설정하고 계신지.

“지난 4월 13일 창립 20주년 기념식에서 ‘고객의 행복 싣고 세계로 미래로’라는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아울러 올해를 ‘글로벌기업 인천교통공사’의 원년으로 선언했습니다. 지난 20년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공사의 미래 경쟁력 확보와 발전을 위해 새로운 20년을 설계하고, 실행에 옮기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이죠. 또 인재양성에도 보다 비중을 둘 계획입니다. 종합교통운영기관에 걸맞은 다양한 운영경험과 노하우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분야별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지난해부터 산업계 전반에는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해 정부 정책 등 다방면에서 대전환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해주신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공사의 중점과제를 재설정했습니다. 큰 줄기는 ▲지능화 신산업 생태계 구축을 통한 인식개선 ▲조직역할의 재정립 ▲산학연 활성화 등으로 잡았습니다. 분야별로 세분해 들어가자면, 좀 더 구체화된 수행과제들도 있습니다. 먼저 RAMS 통합시스템 도입이 있습니다. 신뢰성(Reliability), 가용성(Availability), 정비성(Maintainability), 안전성(Safety) 등의 요소에 대한 정보를 통합적으로 수집·분석해 철도 안전관리와 유지보수에 활용하는 기술로, 안전·효율이 강조되고 있는 현 상황에 도입이 시급한 기술입니다. 또 스마트 변전소를 구축해 전반적인 효율성을 제고하고, 지능형 CCTV·초소형드론·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적용해나갈 예정입니다.”

▶에너지 전환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흐름 중 하나입니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기 위해 에너지절약과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두 축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절약정책은 고효율 LED조명등 교체, 전동차 회생저장장치 활용, 대기전력 차단 생활화 등으로 요약됩니다. 실제로 이러한 에너지 절감 노력으로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허용량(10만4604.2tCO2-eq) 대비 27.33%(2만8591.1 tCO2-eq)를 감축하기도 했죠.

신재생에너지 활용도 늘려나갈 생각입니다. 이미 2호선에서는 태양광설비 8개소, 지열시스템 21개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운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절약 목표 관리에 힘쓰는 것은 물론, ESS·태양광설비 추가 설치 등을 검토해 친환경 녹색경영을 실현하겠습니다.“

▶최근 공사의 활동을 살펴보면 해외사업이 눈에 띕니다. 운영기술 수출, 기술협력 등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 중인데, 추진 배경과 구체적인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현실에 안주하면 마음은 편할 겁니다. 걱정이 없겠죠. 하지만 오늘날 교통공기업들은 무임손실, 환승할인 등으로 인해 자력으로 전환점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우리 공사의 경우만 봐도 지난해 250억원의 무임손실이 발생했죠. 재정자립을 실현하기 위해선 공사의 특성을 반영한 사업모델이 필요한데, 해외사업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공사는 철도 분야와 육상교통 분야 모두에서 운영실적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해외에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올해 태국을 방문했던 것도 우리의 우수한 운영실적과 경험을 태국 내에서 진행 중인 철도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또 코스타리카 등 아시아 지역 외에서도 공사의 기술력과 경험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수요가 있고, 역량이 된다면 해외로 나가지 않을 이유가 없죠.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할 생각입니다. 해외사업 추진을 위해 전담사업 전문가 30여명을 양성하고, 글로벌 인력풀을 구성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겁니다. 리스크가 낮은 소규모 사업으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규모를 확대해나갈 방침입니다.”

▶사장님께선 일찍이 ‘전기인 출신 사장’으로 조명 받으셨습니다. 전반적인 사업 계획을 보니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가 녹아들어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운영기관을 큰 틀에서 나눠보자면 두 개의 축이 있습니다. 시스템을 어떻게 유지관리하고 보존시킬 것인지, 또 그 기능을 100% 활용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한 축이고, 다른 하나는 말 그대로 조직을 운영하는 경영 능력이죠. 아무래도 제가 전기인 출신이다 보니 자연스레 전자를 수행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기획부터 건설, 시운전, 운영까지 철도 분야의 전 주기를 모두 경험한 사장은 많지 않죠. 특히 타 분야 사장이 공사에 올 경우 시스템 부분에는 지식이 적어 전문성을 제고하는 데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저의 경력이 빛을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전기인으로서 그동안 보고 느끼신 것도 많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업계와 전기인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융·복합 시대의 도래를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엔 순수 전기 기술만으로 존재감을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어려워졌죠. 새로운 시대에서 전기인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필요합니다. 전기만 해도 기계·전기전자 등으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죠.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의제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 지식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 공부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내면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위기의 시대에 들어섰지만, 위기는 곧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좀 더 시야를 넓게 가져, 전기인들의 위상이 제고됐으면 합니다. 저도 이 원대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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