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두고 한수원 노사 간 뚜렷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은 24일 경북 경주 한수원 본사 대강당에서 김병기 노조위원장과 전휘수 부사장을 비롯해 노조대의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8년차 대의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개회식에서 김병기 노조위원장의 대회사와 전휘수 부사장이 대독한 축사에서 노사 간 명백한 입장차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 맞서 투쟁할 것을 호소한 반면 전 부사장은 정부 정책의 틀 안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기 노조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지난해 새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 산업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내몰리는 상황에 됐지만, 조합원 동지들의 투쟁, 노력과 헌신으로 신고리 5·6호기 계속건설만큼은 지켜낼 수 있었다”며 “그러나 탈원전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또 다시 이어진 정부의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신규 원전 백지화 및 폐로 계획은 계속해서 우리 일터를 압박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10년 내 24기 원전 중 10기가 영구정지를 예고하고 있다”며 “이를 저지하고 우리 삶의 터전인 원전산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원자력정책연대와 원전수출 국민행동을 출범시키며 광화문 집회를 시민, 학생 등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지금도 피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따른 신규 원전 백지화와 조기 폐로는 시시각각 우리에게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며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몫이며, 조합원의 단결과 지혜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전휘수 부사장은 외부 일정으로 자리를 함께하지 못한 정재훈 사장의 축사를 대독했다.

전 부사장은 “우리 회사는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천명된 만큼 공기업인 우리 회사는 그 틀 안에서 살길을 찾아야 한다”며 “그 길은 스스로 변화하고 새로운 역량을 키울 때만이 열린다. 우리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미래로 펼쳐나갈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와 사가 원마인드(One Mind)로 원팀(One Team)이 돼서 원보이스(One Voice)를 내면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와 사가 따로 구분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은 회사는 너와 내가 따로 없는 한수원, 하나는 전체를 위해 전체는 하나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한수원”이라며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원칙이 바로 선 인사시스템, 가족과 지인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 다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개회식에 이어 열린 대의원회의에서는 ▲제17년차 사업년도 활동보고 심의 ▲제17년차 사업년도 회계감사보고 및 결산 승인 ▲제18년차 사업년도 활동계획 및 예산안 심의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활동재개 재심의 ▲규약 개정 위원회 설립심의 ▲임원보선 등의 안건이 논의됐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