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허 카젬 사장, 결국 혈세 지원 비판…내수 꼴찌 굴욕
도미닉 시뇨라 사장, 신차 도입 성과 및 브랜드 차별화

도미닉 시뇨라(왼쪽) 르노삼성차 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제15회 자동차의 날’ 기념식에서 서로 인사를 나눴다. 사진=이근우 기자
도미닉 시뇨라(왼쪽) 르노삼성차 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제15회 자동차의 날’ 기념식에서 서로 인사를 나눴다. 사진=이근우 기자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자동차의 외국인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업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최근 내년 흑자 전환 목표 달성을 위해 경영 정상화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는 28억달러의 신규 투자확보와 함께 임직원 및 주요 주주인 산업은행과 제너럴모터스(GM),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수립됐다고 자평했다.

앞서 정부는 GM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한국 유치, 오는 2023년까지 GM 지분매각 제한, 한국지엠에 대한 산업은행의 비토권 회복 등의 내용을 담은 ‘한국지엠 관련 협상결과 및 부품업체·지역 지원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업계 시선은 마냥 곱지만은 않다. 한국지엠이 10년간 국내 사업을 지속할 수밖에 없도록 정부가 안전장치를 마련했다지만, 결국은 8000억원가량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혈세 낭비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의 리더십 문제도 제기했다. 군산공장 폐쇄 발표 이후 이렇다 할 행보에 나서기는커녕 본사 뒤에 숨어 있는 듯한 인상까지 줬다는 것.

실제로 한국지엠은 온갖 이슈와 관련해선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수시로 방한하며 주요 이해 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피력했을 뿐 카젬 사장은 내수 판매 꼴찌, 신차 도입, 노사 관계 등 어느 것 하나 제때 해결하지 못하고 질질 끌었다.

더불어 14일 경영 정상화 간담회 자리에선 비정규직 노조가 난입하면서 카젬 사장이 결국 참석하지 못하고 취소되는 사건까지 발생하고, 얼마 전 있었던 ‘자동차의 날’ 행사에서도 완성차 5사 대표 가운데 먼저 자리를 뜨며 내부는 물론 외부 스킨십에서도 다소 부족한 면모를 보였다.

반면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사장은 식사가 끝날 때까지 동종업계 경영진은 물론 기자들과의 접촉도 피하지 않았다. 최근 업계에 떠도는 삼성 브랜드와의 결별설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놨다.

시뇨라 사장은 “아직 삼성과의 파트너십을 중단할 생각은 없다”며 “오는 2020년 7월 계약 종료 이후 결정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도 “바뀌는 건 없다”며 “삼성 상표권 사용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2~3년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르노삼성차는 최근 소형 해치백 ‘클리오’를 출시하면서 삼성차 ‘태풍의 눈’ 엠블럼이 아닌 르노의 다이아몬드 모양 ‘로장쥬’를 적용해 관심을 모았다. 이 때문에 르노 브랜드가 독립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

르노삼성차 측은 클리오에 로장쥬 엠블럼을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브랜드 차별화에 나선다고 전했다. 유럽공장에서 생산·수입하는 모델엔 로장쥬를, 국내 생산·판매하는 모델엔 기존 태풍의 눈 로고를 부착한다는 게 복안이다.

한편 르노삼성차는 지난 9일 부산공장의 누적 생산 대수가 2000년 9월 회사출범 이래 18년여만에 30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까지 내수물량 생산대수는 약 169만대, 수출물량 생산대수는 약 130만대에 이른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2016년 하버 리포트의 각 세그먼트별 차량 생산 평가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148개 공장 중 종합 순위 8위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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