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겸임교수 김성우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겸임교수 김성우

지난 기고에서 똑똑한 도시에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필수라는 주장을 했었고 그 사례도 제시했었다. 이는 도시가 과거의 중앙집중식 에너지시스템이 분산형 에너지시스템으로 바뀌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개념의 도시를 보면 효율화라는 이름으로 전력 인프라들이 중앙집중화한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중앙집권적인 시스템으로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태양광을 이용, 각 가정에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는 에너지 프로슈머가 등장했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각 가정간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현 시점에는 중앙집권식 에너지 공급 시스템은 효율적일 수 없다. 과거의 방식을 대체할 뭔가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 여기에 적용되는 핵심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이고 이를 에너지거래에 활용하면 보안성향상, 거래비용절감, 참여자확대, 시스템효율성증대 등의 효용을 얻을 수 있다. 그 밖에도 전기자동차 보급이 확대되면 이웃 간 전기자동차 충전서비스 거래 등 블록체인을 활용한 응용사업까지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상술한 핵심트렌드에 올라탄 스타트업들이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017년 10월 호주의 스타트업인 Power Ledger는 약 26백만달러의 자금모집에 성공했다. 이 회사의 사업모델은 소규모 지역에서 전기를 자급자족할 수 있는 마이크로그리드(소규모독립전력망) 플랫폼을 건설하는 것이다. 호주의 두 개의 상업 빌딩간 전기 거래를 위한 상업적 운영을 가능하게 만드는 플랫폼이다. 호주 뿐만 아니라 태국과 인도에서도 이러한 마이크로그리드 상업운영을 위한 플랫폼을 건설한다. 즉, 전봇대가 없는 지역까지 첨단기술을 활용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런 사업모델에 투자하는 투자자가 있다는 것은 이 사업모델의 신뢰성을 말해 준다. 최근에는 호주 시드니에 있는 전력소매회사인 Origin Energy와 함께 2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마이크로그리드 시범운영도 론칭했다.

영국은 한 발 더 나아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마인 이라는 영국 스타트업은 상술한 블록체인기반 에너지거래 기술을 응용해, 에너지를 절감하는 사용자에게 토큰을 지불하고 그 사용자는 이를 관리비 납부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토큰으로 전기차 충전도 가능하도록 하여 마이크로그리드 에너지거래 효율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 회사의 인공지능 부서에서는 이미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Electrify라는 싱가폴 회사는 전력시장이 개방되면서 전력가격 비교장터를 운영해 오고 있는데, 올해부터 싱가폴의 모든 전력소비자와 전력생산자를 연결하는 블록체인기반 전력거래소를 론칭한다. 또한, 일본 적용을 위해 일본 전력회사에도 같은 모델을 제안하고 있다. 싱가폴은 국가라기 보다는 도시의 규모로 그 자체가 마이크로그리드 라는 점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마이크로그리드 전력거래가 얼마나 빠른 속도록 퍼져 나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렇게 글로벌 스타트업들이 과거 에너지시스템 개선을 위해 사업모델을 만들어 내고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며 ICO(Initial Coin Offering)로 자금조달에 성공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Death Valley를 막 지난 일부 운좋은 스타트업의 성공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이 성공이 거대한 패러다임 시프트의 전조라면, 지금 우리가 간과하는 이 엄청난 기회에 대해서 미래에 너무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분산전원의 확대는 신재생에너지 생산 및 판매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자연재해로 인한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동부 해안을 덮쳤을 때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많은 가정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분산 전력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미국 텍사스에서는 그리드플러스라는 스타트업이 블록체인 기반 이더리움을 활용해 태양광발전소(밧데리포함) 소유자 및 기존 고객들이 전력을 도매가로 서로 직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소매장치를 올해 론칭한다. 이 또한 마이크로그리드의 효율성을 높이는 사업모델로서, 블록체인 기반 마이크로그리드 플랫폼 열풍이 불고 있다.

2016년 4월 뉴욕의 브루클린 지역에서는 프레지던트 스트리트의 50가구를 대상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최초의 P2P 전력 거래를 시작했다. 각 가정마다 태양광 발전기와 스마트 계량기를 설치하고 자신들이 전기를 생산해서 사용하고 남는 전기는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계약으로 이웃에 자동으로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전력’과 같은 전력회사 없이 개별 가정이 직접 전기를 사고파는 거주자 중심의 지역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전력 거래 방식을 간단하게 비유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01호와 102호의 주민이 각자가 생산한 전력을 사고팔면 그 순간 하나의 거래가 발생한다. 그리고 나머지 다른 가구에서 그 두 가구 간의 거래를 인증한다. 일종의 ‘증인’이 되는 셈이다. 나머지 사람들의 인증이 완료되면 그 거래는 하나의 블록이 되어 저장된다. 거래가 이루어질 때마다 수많은 블록들이 생겨나서 체인처럼 연결된다.

한국전력과 같은 회사가 중간에 개입해서 두 가구 사이의 거래를 확인하지 않아도 정확한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다. 이것이 블록체인의 기본 개념이다.

분산전원의 확대는 신재생에너지 생산 및 판매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자연재해로 인한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012년 허리케인 샌디가 미국 동부 해안을 덮쳤을 때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많은 가정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분산 전력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밖에도 전기자동차 보급이 확대되면 이웃 간 전기자동차 충전서비스 거래 등 블록체인을 활용한 응용사업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스마트그리드는 스마트시티의 핵심이기도 하다.

기술 측면을 살펴보면 과거의 중앙집중식 시스템이 분산형으로 바뀌게 된다. 전통적인 개념의 도시를 보면 효율화라는 이름으로 도로, 교통, 통신 등 모든 인프라들이 중앙집중화한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엄청난 효율을 주었던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기존의 중앙집권적인 시스템으로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어렵다.

태양광을 이용, 각 가정에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는 에너지 프로슈머만 해도 중앙집권식 에너지 공급 시스템으로는 그 장점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과거의 방식을 대체할 뭔가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 중심에 4차산업혁명의 기술들이 있다. 브루클린 이외에도 텍사스의 그리드 플러스, 스위스의 마이 비트, 호주의 파워 렛저, 네덜란드의 파워 피어스 같은 유사 사업들이 확산되고 있는 이유이다.

이런 배경에서 브루클린 이외에도 텍사스의 그리드 플러스, 스위스의 마이 비트, 호주의 파워 렛저, 네덜란드의 파워 피어스 같은 유사 사업들이 확산되고 있다.

브루클린 마이크로그리드그와 유사한 스타트업에

향후에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마이크로그리드가 필수가 되는 사회가 올 것이다.

출처 : 지구를 살리는 쿨한 비즈니스(2018.02.19 퍼블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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