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단회의서 불채택됐지만 의장 직권으로 상정
남북정상회담, 6월 장관회의 최종 결정 영향줄 듯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19일 베트남 다낭 시에서 열린 ‘제33차 OSJD 사장단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19일 베트남 다낭 시에서 열린 ‘제33차 OSJD 사장단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코레일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 가입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6월 장관회의 안건으로 상정돼 최종 결정만 남겨두고 있지만 북한·중국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남북 정상회담이 성패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레일에 따르면 19일 베트남 다낭 시에서 열린 ‘제33차 OSJD 사장단 회의’에서 따데우쉬 쇼즈다(Tadeusz SZOZDA) OSJD 의장이 직권으로 ‘코레일 정회원 가입’을 6월 장관회의 안건으로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코레일은 사장단회의 전날 열린 실무회의에서 가입 안건의 상정을 타진했으나, 북한이 반대하고 중국이 기권 의사를 밝히면서 안건 정식 채택은 이뤄지지 않았다. 안건 상정은 사장단회의 참석회원국 만장일치가 조건이며, 기권은 반대표로 계산된다.

상정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음에도 정회원 가입 안건이 의장 직권으로 상정된 데는 실무회의와 사장단회의에서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보인 진정성이 영향을 끼쳤다는 게 코레일의 설명이다.

오 사장은 앞서 실무회의에서 가입을 호소한 데 이어, 이튿날 열린 사장단회의에서는 기조연설자로 나서 코레일 가입의 의미와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오 사장은 “한국의 OSJD 정회원 가입은 ‘철의 실크로드’ 완성의 마지막 퍼즐이다”며 “OSJD 회원국의 협조로 한국이 유라시아 대륙철도의 일원이 되면 대륙철도가 진정한 ‘철의 실크로드’로 거듭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 근거로는 하루 약 300만t에 달하는 한국의 수출입 물량이 대륙철도로 수송되면 기업의 물류비 절감과 함께 OSJD 회원국은 물론 대륙철도 주변 국가의 경제 발전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점을 제시했다.

하지만 안건 상정과는 별개로 최종 결정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시각도 있다. 이번 회의를 포함 북한의 반대가 4년 연속 이어지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도 남북관계 회복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코레일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이 가입 여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애당초 이번 사장단회의는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었다”며 “남북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6월 장관회의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OSJD는 1956년 6월 구소련 체제의 사회주의 국가·동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철도협력기구로, 정회원 28개국과 제휴 회원 40개 철도 회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OSJD 회원국들은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와 중국 횡단 철도(TCR) 등 28만 km 노선에 200만 대의 화물 열차를 운행하며, 철도 교통 신호, 표준 기술, 통행료, 운행 방식 등에서 통일된 규약을 마련한다.

현재 국내에서 논의되고 있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중국 횡단 철도(TCR) 등 북방철도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한국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 정회원 가입을 타진해왔으나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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