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 등 전선업체들의 2017년도 실적이 공개되면서, 다시 한번 전선업계의 낮은 수익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기업 대부분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대체로 0~2% 사이의 낮은 수익성에 기대며 사업을 겨우겨우 꾸려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무엇보다 적자를 본 기업들의 비중도 높아 구조조정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전망이다.

◆48개사 중 41개사 매출 증가…구릿값 강세 여파

분석 대상 48개 기업 중 매출이 감소한 곳은 넥상스 인 코리아와 티엠씨, 씨엔아이전선, 명인전선, 에스원텍, 대일전선, 신기전선 등 7개사에 불과했다.

업계 1위 LS전선은 매출이 5000억원 가량 늘어난 3조5484억원을 기록했으며, 2위인 대한전선도 매출이 2000억원 정도 늘어난 1조5876억원을 기록했다.

가온전선은 7494억원에서 8370억원으로, 일진전기는 6781억원에서 7620억원으로, 대원전선은 4224억원에서 5051억원으로 각각 매출이 늘었다.

매출 1000억원을 넘는 업계 중견기업들도 모두 매출이 늘었다.

▲서울전선=1644억원→1706억원 ▲대신전선=1161억원→1552억원 ▲코스모링크=1120억원→1543억원 ▲금화전선=1416억원→1443억원 ▲한미전선=1171억원→1383억원 ▲이엠지전선=611억원→1379억원 ▲서일전선=1185억원→1359억원 ▲디케이씨=854억원→1042억원 등 모든 업체들의 매출이 급증했다.

매출 1000억원 이하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동일전선(943억원), 천일씨아이엘(485억원), 두원전선(391억원), 혜성씨앤씨(374억원), 케이디씨(371억원) 등의 매출 성장이 두드러졌다.

이 같은 매출 증가세는 2016년말부터 이어지고 있는 구릿값 강세의 영향이 크다.

구리가 원가의 60%를 넘게 차지하는 전선업계는 산업 구조상 ‘동값=매출’이란 등식을 만들 정도로 구릿값 변동이 매출, 영업이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구리가격은 2016년 4310.5달러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쳤지만, 연말부터 반등해 지난해 1년간 5000달러와 6000달러, 7000달러 선을 연속적으로 돌파, 상승세가 멈출 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선 가격도 올라, 전선업체들의 매출이 동시다발적으로 증가한 것.

매출이 감소한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선박·해양용 케이블 관련 기업으로, 조선업이 겪고 있는 최악의 위기 여파로 물량 가뭄 수준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기업은 구릿값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물량 자체가 급격히 감소한 여파로 매출이 줄어들었다.

◆평균 2% 낮은 수익률 ‘고질병’ 여전

업체 대부분의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업계 ‘고질병’인 낮은 수익성은 여전했다.

무엇보다 시판용 전선 중심 기업들이 0% 대의 낮은 수익률로 연명하는 것과 달리,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업체들도 있어, 기업 특성에 맞는 사업재편만이 ‘돌파구’라는 교훈을 보여주고 있다.

48개사 중 41개사의 매출이 증가한 것과 반대로, 영업이익은 절반이 넘는 26개사가 떨어지거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넥상스 인 코리아와 코스모링크, 두원전선, 오켈케이블, 씨엔아이전선, 아시아전선, 명인전선, 에스원텍, 신기전선, 국제통신 등의 기업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가온전선, 대원전선, 경신전선, 지앤피, 티엠씨, 서울전선, 금화전선, 한미전선, 디케이씨, 원일전선, 한신전선, 대륭전선, 기성전선공업, 아이티씨, 대륙전선, 아시아전선, 대일전선 등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극히 일부 기업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0~2% 사이에 포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익률이 가장 높은 케이디씨는 7.3%, 그 다음으로 높은 삼풍전선공업은 7%의 이익률을 기록,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케이디씨는 1995년 설립된 중소 전선업체로, 컴퓨터용 케이블로 시작해 특수케이블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시장의 유례없는 호황에 힘입어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풍전선공업은 자동차와 전자산업, 가전용 케이블, 튜브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와 가전대기업은 물론이고 해외에도 전선과 전선 보호용 튜브를 공급하고 있다.

경신전선(5.1%), LS전선아시아(4.9%), 대일전선(4.1%), 동양전자산업(3.9%), 대한전선(3.4%), 창전사(3.3%), LS전선(3.1%) 등의 이익률이 3%를 넘어, 전선업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기업들로 기록됐다.

이익률 2%대 기업들은 진영전선(2.8%), 대명전선(2.8%), 기성전선공업(2.6%), 삼원전선(2.6%), 고려전선(2%), 혜성씨앤씨(2%) 등 6개사였다.

1%대는 이엠지전선(1.9%), 한신전선(1.9%), 아시아전선(1.8%), 대륙전선(1.7%), 상진전선(1.6%), 모보(1.6%), 원일전선(1.5%), 대신전선(1.4%), 서일전선(1.2%), 동일전선(1.2%) 등 10개사로 파악됐다.

1% 미만 기업들은 가온전선(0.9%), 천일씨아이엘(0.9%), 티엠씨(0.9%), 일진전기(0.8%), 지앤피(0.8%), 아이티씨(0.8%), 대륭전선(0.7%), SKE전선(0.7%), 디케이씨(0.6%), 금화전선(0.6%), 서울전선(0.5%), 한미전선(0.5%), 화성전선(0.4%), 대원전선(0.2%), 코스모링크(-0.7%), 넥상스(-1.6%), 두원전선(-3%), 씨엔아이전선(-3.3%), 에스원텍(-8.4%), 명인전선(-15.9%), 국제통신(-23.5%), 신기전선(-32.6%), 오켈케이블(-34%) 등 23개사로 나타났다.

48개 업체 전체 매출은 11조6034억원, 영업이익은 2348억원으로 집계됐으며, 평균 영업이익률은 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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