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평가서 순위제 빠져 균등발주체계 구축 ‘탄력’
한전, “업계 의견 대폭 수렴해 균등발주 앞당길 것”

한전의 배전기자재 발주 방식이 연간균등발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 내부에서 경영평가 방침 변화·미준공자재 환입 등 구매 발주에 영향을 끼치는 눈에 띄는 변화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그간 한전을 비롯해 업계 내외부에서는 연간균등발주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공사시점에 따라 특정 기간에 집중될 수 있는 물량을 분산함으로써 업체들의 부담을 덜고, 한전 또한 경기 변동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급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자재 균등발주 방침이 실제로 구현되기에는 여러 어려움이 따랐다. 일차적으로 정부 방침에 따라 예산 집행의 변동폭이 컸고, 공사 시점 등 여러 변수들로 인해 예측 물량이 정확히 산출되지 않았던 탓이다.

올해 1사분기를 기점으로 이 같은 대내외적인 구매 발주 여건에도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개별 사업소에 적용되던 내부 경영평가 항목에서 순위제가 빠진 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경영평가에서는 사업소 순위제가 적용됨에 따라 각 사업소가 경쟁적으로 기본 달성률을 초과해 구매 발주를 내는 문제가 있었다. 연말·연초에 일감 부족에 시달리던 업계에선 반색할 만한 일이었지만, 이마저도 특정 품목에 과도한 부하가 걸리는 경우가 잦아 반응에는 온도차가 있던 게 사실이다.

한전에 따르면 올해부터는 이러한 어려움의 원인 중 하나였던 순위제가 폐지된다. 이에 따라 각 사업소에서는 분기별로 34~35%대의 정해진 달성률만 충족시키면 된다. 사업소 간의 과당경쟁을 완화하는 한편, 남은 물량은 분기별로 나눠 발주되기 때문에 균등발주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근래 들어 배전기자재 부문의 미준공자재가 일제 점검에 들어간 점도 결과적으로는 균등발주 본격화에 기여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전체 물량 감소폭은 크지 않기 때문에 미준공자재 해소 후 남은 물량이 순차적으로 발주될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내부에선 균등발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연간균등발주는 한전은 물론, 업체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경영 활동을 펼칠 기반인 만큼 올해 균등발주체계가 정착될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전은 발주체계 전환을 본격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발주물량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고 분기별로 적정 물량을 배분하기 위해 업계의 의견을 대폭 수렴하는 식이다.

한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투자비 조기집행 목표는 63.2%로 전년 대비 0.8%p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5월부터 남은 물량이 순차적으로 발주되는 가운데 내부 방침 변화에 자체 노력까지 결합되면 균등발주 실현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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