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조 속 소비·설비투자 양호…견실한 성장세
물가상승률, 축산물·석유류 가격 하락 등으로 둔화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대로 3.0%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물가 오름세가 둔화된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2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 전망치와 같은 3.0%로 전망됐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 1월 발표한 수정경제전망에서 올 성장률을 기존 2.9%에서 3.0%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수출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와 설비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2018년 경제전망(수정)'에 따르면 올해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상반기 3.0%, 하반기 2.9%로 연간 3.0%로 전망됐다.

올해 수출은 호조세에 힘입어 3.6%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민간소비(2.7%)와 설비투자(2.9%)도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지난 1월 전망(2.5%) 때 보다는 다소 상향됐다. 그러나 건설투자는 -0.2%로 내려앉을 것으로 관측됐다.

순성장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내수는 1.8%p, 수출은 1.2%p로 예상됐다. 지난해 순성장 기여도는 내수가 2.8%p, 수출은 0.3%p였다. 수출 기여도는 높아지는 반면 내수 기여도는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제 성장세의 상방리스크는 세계경제 회복세에 따른 수출 설비투자 증가세 확대, 추경에 따른 재정지출 확대 등이 지목됐다.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수출여건 악화, 기업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고용여건 개선 지연,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은 성장세를 위협하는 하방리스크로 나타났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월 전망과 마찬가지로 2.9%로 유지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초 전망치인 1.7%에서 1.6%로 0.1%p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10월 1.8%에서 1월 1.7%로 내려간 뒤 이번에 추가로 하향된 것이다. 식료품과 에너지류가 제외된 근원인플레이션도 올해 1.6%로 전망되면서 지난 1월 전망치(1.8%) 보다 낮아졌다.

한은은 물가 경로상 하방리스크로 원화 강세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에 따른 국제유가 약세 등을 꼽았다. 상방리스크로는 국내경제의 성장세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에 따른 국제유가 강세 등이 지목됐다.

이 총재는 "축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석유류 가격의 상승폭이 둔화되면서 전체적인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며 "일부 공공요금이 동결되거나 하락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크거나 빠르진 않겠지만 내수 회복 등의 영향으로 상승률은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하반기 이후 1%대 중후반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취업자수는 26만명으로 전망됐고 실업률은 3.8%로 예상됐다. 내년에는 29만명 내외의 취업자수를 기록하고 3.7%의 실업률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됐다. 경상수지는 올해 705달러, 내년 700억달러 안팎의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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