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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태양광.풍력의 간헐성(변동성) 극복, 에너지전환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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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과 풍력발전을 많이 설치할수록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해 원자력과 석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그 답은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전기는 남을 때 저장했다가 부족할 때 꺼내 쓰기가 어렵다는 특성 때문이다.

5월의 봄날 오후 햇빛이 좋고 바람이 적당히 불어주면 태양광과 풍력이 100% 가까운 전력을 공급하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하루에도 길어야 불과 2~3시간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짧다.

그래서 태양광과 풍력은 설비 용량 자체가 얼마인지보다는 여기서 만든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지, 그리고 보조(백업) 전원이 얼마인지가 더 중요하다.

아무리 많은 태양광 발전설비가 있더라도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지고 나면 생산하는 전력은 거의 없다. 또 아무리 많은 풍력발전기가 있어도 바람이 안 불면 무용지물이 된다.

태양광과 풍력의 이러한 특성을 간헐성(변동성)이라고 하는데,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태양광과 풍력발전의 보급 확대의 어려움은 물론이고, 향후 대정전의 가능성마저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신재생이 늘어날수록 정전 확률이 높다(?)

50만kW 용량의 삼천포 화력발전소는 아침이든 저녁이든 해가 있든 없든, 바람이 불든 안 불든 고장만 나지 않으면 50만kWh의 전력을 꾸준히 생산한다. 그래서 계통운영기관 입장에서는 평상시 별로 고민할 게 없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라는 특성이 있어 지금은 50만kWh의 전력을 생산하지만, 1시간 뒤에도 똑같이 50만kWh의 전력을 생산할 것인지를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실시간으로 주파수와 전압을 제어하는 게 중요하고, 이를 제때 제어하지 못하면 대정전의 위험이 높아진다.

신재생에너지의 롤 모델로 손꼽히는 독일의 경우 전체 설비용량에서 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23.6%, 발전량으로는 14.5%에 달한다. 또 태양광도 설비비중이 20.7%, 발전량으로는 7.1%를 차지한다. 두 가지 전원의 설비용량 비중은 44%, 발전비중은 21.6%나 된다.

전체 발전량의 21.6%를 태양광과 풍력이 담당하지만, 햇볕과 바람이 좋은 날은 순간적으로 100% 가까운 전력을 생산하기도 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 거의 0%로 떨어질 때도 있다.

보조(백업) 전원이 평상시 80%의 발전을 담당해야 해서 독일의 설비예비율은 1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대 피크 시의 2.5배 정도를 보유한 셈이다.

물론 독일은 인접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과 송전망이 연계돼 있어 전기가 남을 때는 주변국으로 보내고, 부족할 때는 가져오는 경우가 빈번하다.

독일이 전기를 수출할 때는 태양광과 풍력이 필요 이상의 전력을 생산한 경우로 이때는 보통 마이너스 전기요금, 즉 전기를 쓰는 사람이 오히려 돈을 받는 일이 발생한다. 발전기 스위치를 아예 끄는 것보다는 잠깐 마이너스 가격으로 주변 지역에 보내주는 게 더 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 소식통에 따르면 독일 주변 국가들 입장에서 독일과의 계통연계가 매우 곤욕스러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받는 건 일 년 중 며칠 안 되는 반면, 독일의 계통불안을 보완해주려다 자국의 계통운영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정확한 모니터링과 신재생 발전량 예측이 첫 번째 단추
현재 독일이나 스페인, 영국, 미국 (ERCOT, CAISO) 등의 경우 신재생 간헐성을 고려한 예비력 운영체계를 갖추고, 실시간 발전량 예측시스템과 출력제어시스템도 구축해 놓았다.

또 실시간 시장을 운영해 신재생사업자들도 예측한 전력생산량을 실시간 입찰하도록 하고 있으며, 신재생 발전 사업자들의 신재생발전기에 대한 출력 정보를 계통운영기관과 망사업자에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규정했다.

이를 통해 간헐성에 대비하고 있는데, 물론 모든 신재생에너지설비를 감시·제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내만해도 현재 설치된 태양광발전설비가 25만개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수백 만 개에 달하는 모든 발전기에 센서를 달아 여기서 정확한 데이터를 전송받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 태양광과 풍력에서 실시간으로 얼마나 전력을 생산하는지 정확히 측정조차 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현재 기준으로는 용량 단위기 20MW 이상인 신재생발전사업자만 RTU(원격단말장치)를 설치해 전력거래소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하도록 돼 있는데, 단위 용량이 20MW 이상인 태양광과 풍력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그 이하 용량의 태양광·풍력발전기는 계량기에서 20분 또는 1시간 주기로 누적된 발전량데이터만을 보내올 뿐이다. 이 데이터들도 전력계통 관제용이 아닌 시장 정산용으로 활용될 뿐이다.

이에 따라 전력당국은 최근에서야 신재생 전원의 계통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신재생통합관제시스템 구축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산업부를 비롯해 전력거래소와 한전, 에너지공단 등이 참여하고 있는데, 서로가 가진 정보를 통합해야 의미 있는 정보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평가와 제어까지 돼야 완성...제어 기준과 보상은 앞으로 이슈 될 듯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출력정보와 매일매일의 풍속과 구름의 양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해도 신재생에너지원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예비력을 확보해야 한다.

더욱이 발전량이 수분-수시간 간격으로 함께 증가 또는 감소하는 현상, 즉, 발전량 램핑 현상(ramping event)을 일으키는 폭풍, 초대형 구름과 같은 대규모의 기상 현상의 발생에 대비해 예비력 또는 수요반응 용량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이에 대비한 예비력으로는 양수발전과 ESS가 유일하다. 양수발전과 ESS는 5분 이내에 기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스복합발전도 첨두부하기는 하지만, 기동까지 2시간가량이 소요돼 이를 대비한 예비력 역할을 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예비력을 무한정 늘리기도 어려운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제어를 할 수밖에 없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제주의 경우 지난 3년간 풍력발전 제어 횟수가 총 25회에 달했다. 2015년에는 3회에 불과했지만, 2016년에는 6회로 늘어났고, 2017년엔 무려 16회에 달했다. 신재생 발전량이 수요보다 많아지는 오버 제너레이션과 램핑현상이 발생하면서 풍력발전 단지의 발전량을 임의로 줄인 것이다.

해외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많아지면 오히려 발전기의 출력을 줄이거나 출력 조정이 어려우면 아예 계통에서 끊어버리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1년에 몇 차례 제어를 할 때는 사업자들의 불만이 별로 없지만, 지난해 제주처럼 16회나 제어를 실시하고, 앞으로 제어 횟수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신재생발전사업자들의 불만도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전력거래소는 제주지역 풍력발전사업자와 출력제어 임시운영방안을 마련하고, 풍력사업자에 ESS설치를 의무화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내년까지 제주 신재생에너지통합관제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제주 신재생발전량 예측시스템도 고도화함으로써 전력계통 불안 문제를 해소할 방침이다.

아울러 계통운영자인 전력거래소와 송배전망 사업자인 한전, 신재생발전사업자의 책무를 규정한 전력계통신뢰도 및 전기품질 유지기준 (이하 신뢰도 고시)도 개정할 계획이다.

전력거래소와 한전은 앞으로 신재생발전기의 출력제어, 접속관련 정보 등을 신재생발전사업자에 제공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도 신재생발전기에 대한 출력 감시, 예측, 평가 및 제어에 필요한 특성자료와 출력정보, 예측정보, 발전단지 기상정보 등을 전력거래소와 한전에 제공해야 한다.

작성 : 2018년 04월 11일(수) 22:46
게시 : 2018년 04월 12일(목) 14:58


정형석 기자 azar76@electimes.com        정형석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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