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공포, 달라진 일상

1. 지난 3월 24일과 25일. 주말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봄을 만끽하기 위해 야외를 찾았지만 전국은 최악의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토요일 주말인 24일에는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일평균 농도가 역대 3월 최고치에 근접했다.

2. 전국이 최악의 미세먼지로 덮이면서 병원에는 기관지염을 호소하는 어린이, 노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편의점은 마스크를 구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이런 미세먼지는 4~5일 가량 한반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3. 그러자 사람들도 이제는 최악의 미세먼지에 맞서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어차피 미세먼지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고 있는 것이다.

4. 일단 아침에 일어날 때 알람시계의 알람을 끄듯이 휴대전화 앱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게 일상화가 됐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앱스토어에서 미세먼지 관련 앱은 현재 30여개에 달한다.

5. 마스크도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됐다. 미세먼지용으로 적합한 KF-94와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각각 94%, 99% 이상 차단하기 때문에 착용 후 호흡하기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KF가 높은 제품을 쓰는 게 유리하다.

7. 미세먼지와 야외활동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이제 공기청정기도 마스크와 함께 필수품이 됐다. 각 가정뿐만 아니라 요즘은 대형 공기청정기를 갖춘 카페나 키즈카페, 만화카페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요즘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교 교실에 공기청정기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필터 값이 비싸 학교 스스로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8. 또 퇴근 이후 곧장 집으로 향하는 직장인들도 늘었다. 가벼운 호프나 운동, 취미활동을 하면서 업무 스트레스를 풀던 직장인들도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부담스러워진 탓이다. 그 외에 미세먼지 차단 스프레이, 휴대용 이동식 공기청정기, 방풍안경 등 아이디어 상품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9. 요즘 마트에서 돼지고기 삽겹살을 찾는 고객들이 늘었다고 한다. 미세먼지 배출에 도움이 된다는 속설 때문이다. 이처럼 미세먼지 문제를 언제까지 각자도생 식으로 헤쳐 나가야할지 모를 일이다. 기성세대 보다는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 걱정이다. 맑고 청명한 날씨가 이토록 그리울 줄이야~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