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구매자 우위 가스 시장이 내년 이후에는 급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타나시스 코피나코스 우드맥킨지 가스&LNG 헤드<사진>는 9일 서울 반포동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열린 ‘2018 제3차 에너지미래포럼’에서 최근 세계 시장은 한국 가스 업계에 긍정적이지만 이 상황이 내년 이후에도 계속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코피나코스 헤드의 분석에 따르면 지금 세계 LNG 시장은 미국, 호주 등의 생산 확대로 공급량이 많아 구매자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또 내년까지 세계 각지에서 18기의 LNG 트레인이 새로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라 엄청난 공급량 증가가 예상된다.

문제는 이후다. LNG 수요는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LNG 가격이 하락하면서 신규 생산 설비 투자는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지난해 최종 투자 결정(FID)된 프로젝트는 세계적으로 모잠비크 코랄 FLNG(부유식 LNG 생산 설비)가 유일하다. 연도별 최종 투자 결정된 프로젝트의 생산 가능 물량으로 따지면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저조하다.

올해나 내년 안에 최종 투자 결정된 신규 생산 설비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2023년부터는 세계적으로 LNG 공급 물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 LNG 플랜트는 투자 결정부터 가동까지 평균 4~5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내년 이후 2023년에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이 확실해진다면 그때는 이미 상황이 판매자에게 유리해진다. LNG 수입국인 우리에게 불리한 시나리오다.

코피나코스 헤드는 우리나라 가스 사업자들 입장에서는 내년까지의 확실한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가스공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장기 계약을 체결할 적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이는 이번 달 수립될 예정인 13차 장기천연가스수급계획에 달린 일이다. 필요하다면 기존 계약 조건을 재검토하고 최근 비중이 늘고 있는 스폿 거래와 단기 구매 계약을 잘 활용할 필요도 있다. LNG 직도입자들 역시 장기 계약 체결에 유리한 시기다. 또 정부 정책에 따라 새로운 LNG발전시설에 투자할 수도 있다. 도시가스 사업자들은 낮은 연료비를 활용해 석유를 가스로 대체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코피나코스 헤드는 “과거부터 가스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려는 시도가 계속 있어왔지만 워낙 변수가 많아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며 “미래를 예측하며 더 좋은 상황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당장의 시장 흐름을 따라가는 게 속 편한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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