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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객석)평창 동계올림픽 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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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세계인의 겨울 축제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얼마 전 17일간의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세계 92개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약 2900여명이 참가해 당초 다소 우려도 있었지만 무난하게 마무리됐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은 “선수촌과 경기장 시설에 만족 못한다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IOC는 평창올림픽에 크게 만족한다”고 말했다. 구닐라 린드베리 IOC조정위원장도 “모든 사람이 평창 올림픽은 역대 겨울올림픽을 통틀어 가장 잘 조직되고 운영된 대회라고 말한다. 한국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여길 만하다”고 말했다. 조직위원회, 1만 6000여명 자원봉사자들, 많은 공무원들, 후원기업들 모두가 힘을 모아 노력한 결과이다.

동계올림픽 기간 내내 열풍을 일으키고 화제를 몰고 온 경기는 여자 컬링 경기였다. 우리 여자 팀은 세계랭킹 1위 캐나다를 물리치고 첫승을 올린 뒤 세계 랭킹 2위 스위스와 세계랭킹 4위 영국을 차례로 꺽고 예선 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일본과의 접전 끝에 결승전에 진출해 은메달을 따내며 소위 ‘컬링 신드롬’을 일으켰다. 인구 5만 4000여명의 지방 소도시 경북 의성 출신 4명으로 구성된 ‘팀 킴’의 선전은 컬링의 불모지에서 일으킨 기적이라 할 수 있다. 2006년 의성에 컬링센터가 들어서기 전까지 전용경기장은 단 한 곳도 없었고 국민의 관심도 거의 없었다. 선수들은 의성여고 방과 후 특별수업을 통해 컬링을 배웠다. 공교롭게도 선수들은 모두 같은 김씨이고, 친자매, 친구사이이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꾸준히 컬링을 연습하면서 탄탄한 팀워크를 다져왔다. 외신들도 극찬했다. 뉴욕타임즈는 의성이 마늘의 고장이라 ‘갈릭 걸스’라는 애칭을 붙여줬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평창올림픽 개막 전에는 알려지지 않았던 팀이다. 그런데 지금은 최고의 스타가 됐다. 케이팝 그룹처럼 팬을 몰고 다닌다”고 했다. 경기 내내 외마디 외침 ‘영미’라는 소통 방식이 주목을 받았다.

또 하나의 감동 드라마는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남자 매스스타트 경기였다. 한국팀 막내 정재원의 희생이 백전노장 이승훈의 값진 금메달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승훈의 지치지 않는 체력과 무서운 뒷심이 있었다. 매스스타트는 선수들이 정해진 레인 없이 트랙을 16바뀌를 돈 후 포인트를 합산해 순위를 정한다. 이승훈은 초반 후미에서 페이스를 조절하며 기회를 엿봤다. 이 가운데 정재원이 2위 그룹의 선두를 유지하며 다른 선수들의 힘을 빼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했다. 마지막에 힘이 빠져버린 정재원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정재원도 메달의 욕심을 가질 만하지만 그는 네덜란드 스벤 크라머처럼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었다. 크라머의 도움을 받은 페르베이는 동메달에 그쳤다. 이승훈은 레이스가 끝난 뒤 대표팀 막내 정재원과 손을 잡고 번쩍 들어올렸다. 또한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승훈은 “같이 레이스를 해 준 정재원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정재원은 “ 제 레이스가 우리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것에 기쁘고, 우리 팀 승훈이 형이 금메달을 땄다는게 너무 기쁘다”며 소감을 말했다. 고등학생이 불과한 정재원은 나의 만족보다 상대 만족을 먼저 생각하는 동반자적 관점을 실천한 것이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결승전을 통과한 이상화 선수가 흘린 눈물은 우리 국민에게 진한 감동을 줬다. 관중들은 그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는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선을 다했으니 격려해달라”고 한 그의 말처럼 그가 흘린 눈물은 감동의 순간으로 남을 것이다. 그는 지난 12년간 수없는 부상에도 굴하지 않고 재활하며 이룩한 인간 승리의 기록이다. 무릎과 종아리 통증으로 경기 감각을 찾는데도 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이제 국민들은 메달 색깔보다 이상화 선수가 땀흘리며 노렸했던 시간을 높게 평가했다. 경기가 끝난 후에 숙적 고다이라 나오 선수와 포옹하고 함께 경기장을 돌며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장면이 돋보였다. 소통에 기반한 두 사람의 멋진 경쟁과 아름다운 우정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이제는 가슴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시대다. 어느 때 보다 감성적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 우리 선수들의 메달 성적이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국민들은 성적에 개의치 않고 행복감을 느꼈을 것이다. 한국은 하계올림픽, 월드컵에 이어 삼수 끝에 유치한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국가가 됐다. 소통과 화합을 통해 우리 국민 모두가 골고루 온기(溫氣)를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작성 : 2018년 03월 08일(목) 09:40
게시 : 2018년 03월 09일(금) 10:36


정만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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