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산업, 냉철히 바라보고 개선하는 노력 필요”
IoT와 접목한 스마트조명, 원동력 제공하는 Key 될 것

“현재 조달시스템은 기본성능만 충족하면 입찰이 가능하다보니 품질을 하향평준화시키는 방향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결국 장기적으로 바라볼 때 조명에 대한 순수한 고민 없이 성능 수준만 맞추는 구조로 가고 있죠. 이런 흐름이라면 국내 조명 분야에서 기술 개발의 여지가 없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산업을 냉철히 바라보고 모든 것을 개선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김훈 강원대학교 교수<사진>는 인터뷰를 시작하며 현재 국내 조명 산업의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조명의 정체성을 생각해서 제품이 만들어지고, 이렇게 완성된 결과물이 소비자에게 전달돼야 산업이 지속 발전할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지론이다. 하지만 국내 조명 시장은 수익 창출에 급급하다보니 전 세계 조명 트렌드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를 자극시킬 시장 제도 또한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조명에도 아이덴티티(Identitiy)가 중요합니다. 광원이 LED로 변화했지만 결국 본질은 조명 그 자체입니다. 광원이 시장을 좌우하는 게 아니라 조명이라는 보편타당하고 인간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한 변화가 나와야 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조명 시장은 이러한 변화를 오히려 역행하고 있죠. 기술적으로 충분한 소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문화, 건축, 삶의 방식을 감안한 ‘좋은 조명’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는 시장 환경이 불투명하지만 사물인터넷(IoT)과 접목한 스마트조명이 새로운 원동력을 제공하는 마지막 ‘키(Key)’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신규 제품과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기반기술은 확보된 상태이기 때문에 표준화와 산업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나간다면 어려운 환경을 뚫고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스마트조명은 단순히 기술로 구현해 낸다고 생각하면 한계가 있습니다. 인간의 주거 방식과 조명환경의 형태, 에너지 사용 방식 등 종합적으로 검토해 기구와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올 수 있죠. 결국 조명 기업과 제어시스템 기업, 조명학자, 디자이너, 건축가들이 함께 기술포럼을 구성하고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설계 작업이 필요합니다. 정부에서도 이를 충분히 견지하고 적극적으로 변화에 대처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최근 빛공해라는 부정적인 이슈가 확산되면서 이와 관련한 연구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빛을 과도하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사용하는 방법의 문제지, 무분별하게 조명의 개수나 사용을 줄여야 한다며 빛의 본질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조명으로 인해 인간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연구와 표준화를 통해 이를 개선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조명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생기도록 부추겨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중심을 잡고 산업과 학계, 업계를 아우르는 기술 및 연구의 장을 만들어 빛이 건강하고 유익한 방향으로 인간의 삶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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