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한수원 사장 공석...사우디 등 방문 성과 희석 우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오는 24~26일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본격적으로 원전 수출에 나서는 가운데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공석이어서 벌써부터 방문성과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적지 않다.

19일 산업부에 따르면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UAE를 방문해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행정청장을 만난 뒤 사우디로 넘어가 원전 판매에 나선다.

사우디는 오는 2030년까지 1.4GW 규모의 원전 2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말 한국전력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사업자들이 제출한 기술정보요구서(RFI) 답변서를 토대로 오는 3~4월쯤 2~3곳의 예비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통상적으로 예비사업자가 프로젝트 제안요구서(RFP)를 작성해 사우디에 제출하고, 사우디는 3개월 정도 이를 검토한 후 협상순위를 발표한다. 이에 따라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최종사업자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원전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먼저 4월에 발표될 예비사업자에 선정돼야 한다. 이를 위해 백 장관이 직접 사우디를 방문해 수주전에 나선 것이다. 또 지난달 방한한 칼둔 행정청장이 한국의 사우디 원전 수출을 적극 돕겠다고 언급한 점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원자력 업계에서는 백 장관과 함께 한국 원전 기술의 우수성을 알릴 한수원 사장이 공석인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원자력계 관계자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수출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한수원 사장 자리가 비워있는 점은 불안요소”라며 “한수원 사장이 직접 원전 발주국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한수원 사장을 선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달 앞으로 다가온 사우디 원전수출 기회를 놓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마감된 한수원 사장 공모에는 총 5명이 지원하면서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지원자가 예상보다 적어 최근 원전에 대한 분위기가 여실히 드러났다.

타 에너지 공기업 사장 공모 지원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로, 지난해 12월 사장 공모 절차를 진행한 서부발전에 20여명, 중부발전에 10여명 지원한 것과 비교된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전환 정책에 보조를 맞춰야하는데, 한수원 사장의 경우 정부 정책에 부흥 하면서 관련 산업도 이끌어야 하는 등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에서 한수원 사장직은 모두가 기피하는 자리가 됐다”며 “한수원 부사장 출신을 대상으로 지원을 종용했지만, 대다수가 고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수원 사장 내정자는 오는 26일 이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백 장관이 UAE 방문 일정을 마친 시점이다. 한수원 임원추천위원회는 22일 서류심사와 26일 면접심사를 거쳐 추려진 후보를 이르면 26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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