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완성도 안 된 시스템으로 일부 지역에 피해만 가중”
한전 “신형 NDIS 도면 폐지 통해 업계 어려움 해소 기대”

한전은 강원본부에서 전기공사 현장대리인들과 함께 협력업체 간담회를 열고 신형 NDIS 도입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접수했다.
한전은 강원본부에서 전기공사 현장대리인들과 함께 협력업체 간담회를 열고 신형 NDIS 도입과 관련한 애로사항을 접수했다.

차세대 배전정보시스템(NDIS) 도입을 두고 한전과 업계 관계자들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13일 한전은 강원본부 강당에서 강원지역 내 현장대리인들과 함께 ‘협력회사 간담회’를 열고 신형 NDIS 도입과 관련한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한전은 지난해 9월부터 강원과 충북 지역을 대상으로 신형 NDIS를 시범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시스템이 안정적이지 않고, 업무처리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려 현장이 사실상 마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한전은 이날 간담회에서 그동안 지적된 업계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1월 19일 접수된 도면부터 새로운 업무처리 프로세스를 적용코자한다는 게 한전 관계자의 설명이다.

새로운 업무처리 프로세스의 핵심은 가장 큰 문제를 야기했던 신형 시스템의 설계도면 작성과 비용 산출 업무를 구형 시스템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그동안 신형 시스템으로 설계도면을 작성한 뒤, 구형 시스템으로 비용을 산출하는데 두 버전이 호환이 되지 않아 문제를 일으켜 왔던 만큼 충분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한전은 기대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한전의 입장과 달리 업계는 “신형 NDIS 도입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한전이 이번 간담회가 지난해 열린 간담회와 비교할 때 의견차를 한 발자국도 좁히지 못하고 지역업체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현장대리인들은 한전 스스로도 전국 현장에 도입하지 못할 정도로 불안정한 시스템을 시범지역에 무리하게 도입해 피해를 가중시킨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스템이 고도화될 때까지는 시범사업도 미루는 게 좋다는 것.

한 현장대리인은 “이번 간담회에서 발표한 업무 프로세스 등도 아직 완성된 게 아니다. 결국 완성되지도 않은 시스템을 계속해서 강원과 충북 지역에서 시험하겠다는 것”이라며 “최종 완성 시스템이 언제 나올지도 한전 관계자들이 대답 못하는 상황에서 기다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또 “한전이 새로운 업무처리 프로세스를 도입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기존 신형 NDIS에서 작업한 결과물의 오차가 심각하기 때문에 시스템 자체의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며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더 이상 수렁에 빠지기 전에 폐지하는 것이 답이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업계의 주장과 관련해 한전 관계자는 “신형 NDIS를 활용한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 도입을 통해 빠르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양 시스템 호환 문제를 신형 NDIS의 설계도면을 폐지함으로써 과감하게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강원과 충북 지역 내 업체들이 겪는 어려움을 공감하고 대책 마련을 위해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업계가 겪는 문제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빠른 시일 내에 시스템 최적화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아울러 본사와 지역본부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업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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