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차량 기다릴지, 보조금부터 신청할지 선택해야

현대차가 지난 8일 공개한 코나 일렉트릭 티저 이미지
현대차가 지난 8일 공개한 코나 일렉트릭 티저 이미지

지자체별로 전기차 신청 접수를 시작한 가운데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출시된 전기차를 신청할지, 앞으로 출시 예정인 전기차를 기다릴지 선택의 기로에 섰기 때문이다.

지난 1일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 신청 접수가 시작됐다. 전기승용차는 총 8종을 구입할 수 있고, 최대 차량 가격의 절반에 달하는 23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전기차 보조금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신청자가 몰려 보조금이 조기 소진될 경우 올해 전기차를 구입하지 못할 수 있다. 올해 보조금 규모는 2만대 수준이다.

전기차를 구매할 생각이라면 서둘러 접수를 하는 게 당연하지만 망설이는 소비자도 있다. 아직 출시하지 않은 차량을 기다리는 ‘대기 소비자’다. 현재 출시 예정인 차량은 현대차의 코나 일렉트릭, 기아차의 니로EV다. 두 차량 모두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300km를 넘는 3세대 전기차로 평가받는다. 테슬라의 모델S와 한국GM의 볼트EV를 제외하면 가장 긴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주행거리 문제가 전기차 최대 단점인 만큼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EV를 구입하는 게 최선이지만 출시까지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코나 일렉트릭은 4월, 니로EV는 7월에 출시한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시간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2016년 3월에 공개됐지만 차량 출고는 그해 하반기에 이뤄졌다. 이를 감안하면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EV도 제때 판매를 시작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지난달 15일 실시한 코나 일렉트릭 예약 접수가 이벤트성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달 15일부터 19일까지 코나 일렉트릭 예약 접수를 실시해 1만대 예약 판매를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차량 생산 일정이나 보조금을 감안했을 때 1만대를 올해 안에 소화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사전예약 시스템은 미국의 테슬라가 먼저 시도한 마케팅 방식이다. 2016년 3월 사전예약을 실시해 단 며칠 만에 30만대를 돌파하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을 흔들었다. 하지만 차량 인도는 2019년에나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면서 빈축을 샀다.

전기차 소비자들은 아직 출시 일정을 모르는 상황에서 신규 모델을 기다릴지, 보조금이 소진되기 전에 기존 전기차라도 구매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2016년 대비 2017년 전기차 판매가 크게 증가했고, 현재 전기차 구매수요가 생산량을 넘어선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안에 차량을 구매해야 한다면 신규 차량을 기다리기보다는 서둘러 보조금을 신청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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