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체질의학은 ‘사람의 서로 다름’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고, 치료에 응용하는 학문이다. 동양의학, 특히 한의학에서는 체질, 다시 말해 사람의 서로 다름을 전제하고 그 전제조건을 바탕으로 치료를 설계한다.

그렇다면 체질의학에서 치료란 무엇일까? 질병을 치료하기에 앞서 각 사람의 차이를 정확히 파악하고 서로 다른 특징을 통해 질병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사람의 몸을 다스리는 과정을 치료라고 표현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질병이 발생하는 원인을 각각의 체질적 특성에 따라 적합한 생활 습관에서 벗어나 체질적 균형을 잃은 상태로 파악하고 이러한 각각의 체질에 따른 적합한 균형을 되찾아주는 과정이 체질의학이 바라보는 치료다.

그렇다고 하면, 체질의학적 치료를 진행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체질진단이다. 체질의학이 일반적으로 신뢰를 주지 못하는 이유도 객관적인 진단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맥진만이 거의 유일한 진단법인데 맥진 또한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사람의 차이를 인식하고, 질병을 바라보기에 앞서 거시적인 관점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한의학적 방법, 그리고 질병을 세분화시키고 더욱 정밀하게 파고들어 세포의 영역을 넘어, 이제 유전자를 관찰하기에 이른 서양 의학적 방법.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나아가던 서로 다른 학문 체계가 만성질환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제 한 점에서 다시 만났다.

체질과 유전자의 컬래버레이션! 바로 사람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서로 다르니까 같은 약을 써도 서로 반응이 다르고 사람이 서로 다르니까 같은 음식을 먹어도 서로 반응이 다를 수밖에 없다.

사실, 체질이라는 개념, 다시 말해 사람은 서로 다르다는 개념은 서양의학을 하는 의사들도 어느 정도 익숙히 알고 있는 개념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체질이라는 말을 매우 좋아한다.

“나는 열이 많은 체질이라 홍삼이 안 맞아.” “당신은 알러지 체질입니다.” 이러한 표현들을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다.

체질이 의미하는 것은 사람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알러지 체질이 있다는 것은 알러지가 없는 체질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의학에서 이야기하는 팔체질과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체질이 완전히 같은 의미로 쓰이지는 않지만 기본적으로 ‘나와 너는 서로 달라’라는 인식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 서로 다른데, 서로 다른 것을 객관적으로 증명하지 못했을 뿐이다.

시간이 흘러, 당뇨병, 암,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전체 의료비의 80%를 차지하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람의 서로 다름은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그리고 유전자검사와 빅데이터 데이터마이닝 등의 방법으로 사람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2015년 ‘셀’지에 발표한 당뇨환자의 맞춤형식단에 대한 논문은 이러한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팔체질 진단을 바탕으로 개인맞춤식단을 통해 환자들의 식습관을 개선시켜 치료를 진행하던 필자로서는 사람의 서로 다름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식습관과 자세 등 생활습관을 적극적으로 개선시켜 만성질환을 치료하고 더 나아가 암까지도 예방하는 예방의학이라는 미래의학을 향해 달려가 보고자 한다.

글/ 정요한 하나요양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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