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전기업계 불황의 그늘, 화합과 상생으로 벗겨내야”

중전기업계에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글로벌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 이어 업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전력의 배전설비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환, 4차 산업혁명 대응 등 현안이 많은 업계에선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대전환의 시기를 맞은 중전기 업계는 올 한 해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국내 중전기업계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유신하 한국중전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에게 올해 전망과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四面楚歌)’의 형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해외시장 진출길도 막힌 데 이어 국내 경쟁마저 심화되고 있죠. 공존과 상생을 위한 자구책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한 시점입니다.”

유신하 중전기사업조합 이사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전기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라 진단했다. 미국우선주의, 수출 시장 축소 등 이슈에 대한 대응력을 채 키우기도 전에 잇따라 발생한 국내 환경의 변화가 장기적으로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업체 대부분이 최저임금 인상, 작업시간 단축 등 급격한 노동환경 변화에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한전의 물량조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새 시장을 창출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실정이죠.”

지난해부터 가속화된 나주 에너지밸리 이전도 업계의 또 다른 난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전이 에너지밸리 입주 업체에 제한경쟁 입찰 참여 자격을 부여함에 따라 조합 내에서도 입장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는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 업체들이 입찰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조합도 업계 공동 이익을 위해 목소리를 낼 생각”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아울러 그는 대내외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상생과 협력을 강조, 이를 실현하는 데 조합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위기의 순간일수록 업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야만 상생의 길을 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 조합이 사무실 이전을 통해 ‘회원사 화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천명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조합이 갈등의 조정자이자, 미래 활로 개척자로서 화합의 장을 열어야만 ‘만인의 투쟁’이 아닌 ‘공동의 투쟁’으로 활로를 모색할 수 있을 겁니다. 화합과 상생, 그 속에 업계의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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