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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촌광장)미국의 보호무역에 대한 성공적인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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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한경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2일 우리나라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해서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세이프가드는 타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급증하여 국내 산업에 현저한 피해가 발생할 때 발동하는 것으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산 제품이 미국 국내 산업에 그러한 피해를 준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세탁기는 2017년도에 전년 대비 대미수출이 102% 늘어났고, 태양광모듈은 2017년에 처음 수출을 시작해서 10억 달러를 수출하면서 10대 수출품목으로 기록되었다. 이제 당장 한국산 세탁기는 120만대를 벗어나는 물량에 대해서는 고율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고, 태양광 제품도 2.5기가와트 이상의 제품에 대해서는 1년차에 30%의 관세가 부과될 것이다.
미국의 이러한 보호무역주의적인 조치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과 함께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다. 그러면 이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아쉽게도 국제통상환경이 많이 달라지지 않는 이상 이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묘수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다양한 방안들을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다.
첫째, WTO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WTO 분쟁해결기구(Dispute Settlement Body: DSB) 상소위원을 지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의 조치들에 대해 WTO의 분쟁해결기구에 제소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 물론 이러한 방법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의심되기도 한다. WTO에서 미국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판단하더라도 미국의 행위를 직접적으로 제재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한 판결은 WTO를 무력화하고 싶은 트럼프 대통령 입장을 강화시켜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통상질서의 정점에 있는 WTO를 활용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WTO의 판정에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도, WTO에서 분쟁해결절차가 진행된다는 사실이 미국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껄끄러운 일이다. 아무리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무역적인 조치를 강조한다고 해도 WTO가 무력화하게 되었을 때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 일자리의 질적 저하, 미국제품과 기술의 국제경쟁력 약화는 미국경제 회복세를 꺾어 놓아서 미국 유권자들의 반발을 불러온다는 점을 상식적인 미국 의회나 미국 국내정치에 천문학적인 기부금을 지원하는 미국 업계가 모를 리 없다. 결국 WTO 체제가 약화되더라도 절대로 무력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그런 점에서 WTO를 통한 해결책 모색은 여전히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 하나이다. 최근 다보스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TPP 재참여를 언급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둘째, 대미 투자를 적절히 활용하는 방법이다. 해외투자가 활성화되면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투자 기업의 대외경쟁력이 늘어나고, 투자 기업의 늘어난 경쟁력이 국내에서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대미투자 확대가 국내고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한다. 대미투자 증가가 국내산업의 공동화를 초래할 우려가 없지 않으나 해외투자를 통해서 국내에서 다른 차원의 산업기반을 조성할 수도 있는 것이다.
셋째는 한미 FTA 개정협상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FTA 개정협상에서 단순히 미국 조치의 부당함을 단호하게 당당히 맞받아치는 것보다는 FTA 틀 내에서 미국의 무역구제 조치들이 다뤄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즉, 미국의 보호무역조치가 미국의 일방적인 발표나 선언으로 이행되지 않고, 한미 FTA의 이행체계 내에서만 작동하도록 FTA 협정문을 개정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반덤핑 판정이나 세이프가드와 같은 조치에 선행하는 조사에 공동조사 절차를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방안들을 미국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최소한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조치들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넷째, 이러한 모든 조치에 앞서서 국내산업의 미래 경쟁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미국 입장에서 궁극적으로 스스로 큰 희생을 강요할 자국의 보호무역조치가 한국경제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만큼 미국 기업과 국민들이 편익의 감소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의 보호무역조치들도 결국 국내산업의 경쟁력이 높으면 장기적으로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지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하고 현실적인 혁신성장방안에 희망을 걸어본다.
작성 : 2018년 02월 05일(월) 08:30
게시 : 2018년 02월 06일(화) 10:33


성한경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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