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우 IETA(국제배출권거래협회) 이사
김성우 IETA(국제배출권거래협회) 이사

‘도시’라는 공간 역시 엄청난 에너지 소모와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거대한 또 하나의 ‘공장’이다.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2/3와 온실가스의 70%가 도시에서 발생하고 있다. 급속히 증가하는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두된 개념 중 하나가 바로 똑똑한 도시(Smart City)다.

정치, 경제, 사회의 글로벌 리더들이 스마트시티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2017년 10월 캐나다 토론토에 스마트 시티 조성을 위해서 구글의 혁신 기술을 도입해 약 5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구글이 투자하겠다는 돈의 많은 부분이 도시 내에 센서를 다는데 소요되는 비용이다. 도시 곳곳에 센서를 달아서 사람과 물건의 이동과 흐름을 파악하고 그 특성을 파악해서 데이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토론토 시의 입장에서 보면 그 데이터를 활용해서 사람의 이동과 제품의 이동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 구글 역시 자신들이 구축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마트 시티의 구축에 대한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사디크 칸(Sadiq Khan) 런던 시장 역시 “디지털 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런던을 더 살기 좋은 도시, 더 일하기 좋은 도시, 더 투자하기 좋은 도시로 만들 것”이라며 “런던이 글로벌 스마트 시티의 선도 도시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무엇이 글로벌리더들을 스마트시티의 선점으로 이끄는 걸까?

글로벌 컨설팅 펌인 KPMG는 스마트 시티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을 분석, 스마트 시티의 핵심적인 요소를 세 가지로 압축했다. 첫 번째는 기술, 두 번째는 데이터, 세 번째는 시민들의 행동이다. 우선 기술이라는 측면을 살펴보자. 스마트 시티에서는 과거의 중앙집중식 에너지 공급 시스템이 분산형으로 확산되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는 효율화라는 이름으로 도로, 교통, 통신 등 모든 인프라들이 중앙집중화되어 있다. 그리고 그것이 엄청난 효율을 주었던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기존의 중앙집권적인 시스템으로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해서 각 가정에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하고 판매하는 에너지 프로슈머의 시대를 대비하기 어렵다. 뭔가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 중심에 4차산업 혁명의 ‘기술’들이 큰 역할을 하게 된다. 둘째 요소는 데이터다. 스마트시티는 대중의 참여 없이 불가능하다. 대중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스마트시티를 위한 데이터 활용 사례로 대표적인 것이 마스(MaaS, Mobile as a service)로 불리는 인터넷 플랫폼 기반 차세대 교통체계다. 마스는 일종의 주문형 교통 시스템이다. 모든 교통 수단을 개인의 이동 수요에 맞춰 최적화하는 원스톱 플랫폼이다. 우리나라에서 버스와 지하철을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도록 한 대중교통 시스템에서 훨씬 진화한 모습으로 버스와 지하철뿐만 아니라 택시와 철도, 렌트카, 공유자전거 등 모든 교통 수단을 연계할 수 있고 결제와 통신까지 결합된 플랫폼이다. 대기시간을 크게 줄이고 비용도 적게 들며 효율적이고 대기오염도 줄일 수 있다. 셋째는 시민들의 행동양식 변화이다. 스마트 시티의 특징은 위에서 아래로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과거의 톱 다운(Top Down)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들의 의견 개진과 직접 참여를 통해 바텀 업(Bottom Up) 방식의 진화를 의미한다. 공무원 몇몇 사람이 책상에 앉아서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문제에 직접 참여해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는 것이다.

도시재생 등이 화두가 되고 있는 현 시점에 스마트시티의 핵심요소를 바탕으로 각 도시의 니즈를 채우기 위한 똑똑한 기획이 절실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