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동차 판매량 급감, 친환경차로 활로 모색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은 현대자동차가 친환경차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내연기관차 시장에선 세계 5대 자동차 기업으로 꼽히지만 지난 몇년새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중국에선 사드 보복 여파로, 미국 시장에선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인해 부진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3조799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8.9% 줄어든 것도 해외에서의 부진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차를 앞세운 친환경차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를 동시에 개발하는 전 세계 자동차 기업 중 현대차의 기술력은 상위권으로 평가된다. 전기차의 경우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1회 충전 주행거리와 연비가 우수하고, 수소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차를 출시한 바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191km로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중 세 번째로 길다. 테슬라의 모델S나 한국GM의 볼트EV는 이보다 주행거리가 길지만 배터리를 그만큼 많이 탑재했다. 배터리 용량 대비 주행거리를 환산하면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가장 앞선다. 전기차 하면 테슬라를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성능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게다가 올해 6월 출시 예정인 소형 SUV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은 주행거리가 390km에 달해 아이오닉의 단점도 상쇄한다. 현대차는 15일부터 전국 영업점을 통해 코나 일렉트릭 예약판매를 실시한다.

수소차는 현대차의 차세대 전략 상품이다. 전기차는 배터리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현대차 입장에선 내연기관차 대비 수익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수소차는 1998년부터 일찌감치 개발을 시작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투싼ix35’에 이어 올해는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생산할 계획이다. 넥쏘는 투싼ix35보다 성능을 40% 개선해 5분 이내 1회 충전이 가능하고, 600km를 달릴 수 있다.

다만 현대차가 전기차와 수소차 부문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전기차는 미·중, 수소차는 일본의 벽을 넘어야 한다. 그동안 프리미엄 시장만 공략해 온 테슬라가 보급형 전기차 모델3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중국의 전기차 스타트업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를 받아 개발한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바이톤은 CES 2018에서 신형 전기차를 공개해 전 세계를 긴장시켰다.

수소차의 경우엔 일본의 도요타와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도요타는 2014년 수소차 미라이를 출시해 지금까지 4000대 이상 팔았고, 향후 1000km를 달리는 수소차 ‘파인-컴포트 라이드’를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도요타는 지난해 2월 소프트웨어 결함 때문에 미라이 전량을 리콜하면서 자존심을 구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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