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4월 일본은 전력시장을 전면 개방하며 이업종 간 협력을 통한 에너지산업 육성에 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기존 10개 전력회사의 지역적 독점판매권이 사라지고, 대신 자격을 갖춘 일본 내 신규 사업자 누구나 전력판매가 가능해졌다. 이는 지난 50년 넘게 전력소매시장 독점권이 유지돼 온 국내 전력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뿐만 아니라 원전산업과 중전기기분야, 스마트팩토리, 홈IoT 등 일본의 전력산업을 둘러싼 변화상은 국내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지는 주3회 일간지 개편을 맞아 국내 산업에 도움이 되도록 전력·에너지 분야와 관련한 일본의 최신 동향을 소개하는 ‘2018 일본은 지금’을 연재한다.

▲‘IoT’, ‘AI’주택, 일본 주택분야 화두로 떠올라

일본에서는 주택분야의 IoT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의 일간공업신문에 따르면 일본을 대표하는 주택기업, ‘다이와 하우스’, ‘LIXIL’, ‘레오팔레스21’ 등이 다양한 시도로 스마트홈을 지향하고 있다.

주택분야에서 IoT 기술로 더욱 쾌적하고 안전하며, 안심할 수 있는 삶을 실현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가 시작되는 것이다.

‘다이와 하우스 공업’은 주력 전원주택상품 ‘시쿠마’에 구글홈과 가전 컨트롤러, 도어 등에 부착하는 센서, 방범 카메라 등을 패키지화하는 등 IoT 서비스를 탑재시켜 2018년 상반기에 발매할 예정이다.

‘LIXIL’은 현관문과 창문셔터 등 건축자재와 AI스피커를 연동시키는 IoT시스템을 올해 4월 발매할 예정이다.

또 임대아파트 업체인 ‘레오팔레스21’은 가전제어기기를 베이스로 한 스마트락을 신축 아파트에 순차적으로 탑재한다.

대형 전력회사에서도 스마트홈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대형 전력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가정에 전력공급만 하면 됐지만, 지금은 그 집 안을 어떻게 할지가 과제”라고 말했다.

전력공급사업은 안정적 수익이 예상되는 사업이지만, 2016년 4월 ‘전력소매 전면자유화’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장기적으로 인구감소가 확실시되면서 전력수요 역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스마트홈 분야가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 입헌민주당, ‘원전제로 법안’ 골자 윤곽

일본의 입헌민주당이 국회에 제출 예정인 ‘원전제로 기본법안’의 골자를 발표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번 ‘원전제로 기본법안’은 원전 재가동을 진행하려는 아베 정권과는 대립되는 내용으로, 입헌민주당은 국회에서 이 법안을 쟁점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골자안에는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1년간의 전력수요량을 30% 삭감하는 에너지 절약 목표와 재생가능 에너지의 비율을 40% 이상 올리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더불어 원전 신·증설과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 핵연료 사이클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재가동은 비상사태 이외에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원전제로 법안’을 둘러싸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수상이 고문으로 있는 시민단체 ‘원전 제로, 자연에너지 추진연맹’도 10일, 독자적으로 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FLOSFIA, 덴소와 공동 전기자동차(EV) 반도체 개발 추진

교토대 반도체 개발 벤처인 FLOSFIA는 덴소와 공동으로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차세대 반도체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교토신문에 따르면 ‘FLOSFIA’와 덴소가 공동으로 커런덤 구조산화칼륨이라 불리는 반도체 재료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덴소와 미쓰비시 중공업 등으로부터 약 8억원의 개발자금도 확보했다.

사파이어와 비슷한 결정 구조에 전력 제어계의 반도체 소자를 사용하면 기존의 실리콘 소자와 비교해 전력 변환에 따른 손실을 최대 90%, 전력 변환 회로비용을 50% 정도 줄일 수 있다.

덴소는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부터 모터 부분의 전류를 조정하는 ‘파워컨트롤유닛(PCU)’까지 제공하고 있으며, FLOSFIA와의 협업을 통해 커런덤 구조산화칼륨 반도체를 탑재한 차세대 PCU 제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FLOSFIA는 2011년 교토대의 후지타 시즈오 교수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창업한 업체로, 지금까지 교토대 계열의 벤처 투자회사 등으로부터 출자를 받았으며, 이번 증자로 자본조달액은 22억6000만엔에 달했다.

▲웨스팅하우스, 캐나다 펀드에 팔려

일본 FNN에 따르면, 캐나다 투자 펀드 회사인 ‘브룩 필드 비즈니스 파트너즈’는 도시바의 자회사이며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의 원자력 발전기업 ‘웨스팅하우스’를 46억 달러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도시바가 2006년에 매수했지만 미국의 원전건설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2017년에 파산법 적용을 신청했다. 이번 매수 계약으로 인해 도시바는 7000억엔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고, 부채가 자본을 뛰어넘는 책무초과 금액도 일시적으로 5500억엔까지 부풀었다. 하지만, 이후 6000억엔의 증자를 진행하기 때문에 책무초과 상태는 풀리고, 상장도 유지될 수 있다고 일본 FNN은 밝혔다.

▲NEDO, 요코가와전기·일본종합연구소·도쿄전력홀딩스와 中서 EMS 실증

스마트 재팬에 따르면 신에너지 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와 요코가와전기, 일본종합연구소, 도쿄전력홀딩스는 2017년 12월부터 중국 광동성의 알루미늄 공장과 방적공장에서 EMS(에너지 매니지먼트 시스템) 도입 실증시험을 시작했다.

EMS 실증은 공장 일부를 에너지 절약 설비로 전환해 에너지 공급을 제어하면서 생산효율을 높여 에너지 절약 폭을 높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더불어 이 두 공장의 EMS를 연계시켜 수요반응 실현 가능성도 검증한다.

이를 통해 발전기 등의 운용효율을 극대화하는 에너지공급 개선, 생산 효율을 최대화하는 생산프로세스 개선 등을 추진하고, 고성능 히트펌프 등 고효율 에너지기기 설비 개선 등도 실증한다.

이번 실증은 일본의 EMS가 중국에서도 유효한 성과를 낼 수 있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실증기간은 2020년 말까지로, 이 기간 내에 시스템 설비 설계, 제작, 수송, 설치, 시운전 등을 진행하며, 설치 완료 후에는 시스템·설비 실증운전을 통해 에너지 기술의 실용성과 유효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이후 중국 내 보급을 위한 세미나 개최 등 보급활성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日 전력중앙연구소, 원자력발전 비율 7%p 감소 시 GDP 2조7000억엔 줄어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전력중앙연구소는 정부가 예상하는 2030년 원자력발전 비율(20~22%)에서 7%p 수준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경우 최대 약 2조7000억엔의 GDP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원자력 발전비중을 상쇄할 재생가능에너지 등에 의한 전기요금 상승이 소비와 기업경쟁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기한이 다된 원전 폐로 등으로 구성비가 15%까지 저하되면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은 재생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 화력발전 방식 밖에 없다.

그러나 원자력발전 비율을 재생에너지로 채운다면 ‘고정가격매매제도’ 비용이 확대될 수밖에 없고, LNG도 연료 수입비가 늘어나면서 발전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게 일본 전력중앙연구소의 예측이다.

하마가타 스미오 전력중앙연구소 주임연구원은 “원자력발전 축소는 일본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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