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까지 전년대비 7.4% 감소
‘빅 3’ 수출 지역 중 중국·중동 부진 여파

국내 전기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수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4일 전기산업진흥회와 제조업계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전기산업 수출은 97억 9800만 달러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105억 8300만 달러) 보다 7.4% 감소했다.

국내 전체 수출이 같은 기간 7.1% 성장(449억5900만 달러)한 데 비하면 더욱 초라한 성적표다. 특히 미국과 더불어 3대 수출지역인 대 중국 수출이 전년 대비 9.1%나 떨어졌고, 중동지역도 31.3%나 감소하며 수출액을 끌어내렸다. 이에 따라 지난해 23억 69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던 무역수지도 올 10월까지 4억 2900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흑자 규모인 16억 1100달러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수입 관세 인상,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미국-중국간 통상마찰, 중국의 가공무역 제한, 환율 변동성 확대 등 직간접적인 악재들이 수출 악화로 현실화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동 최대 전력시장인 사우디는 올 초 전기부품과 전선·케이블, 배전·제어기기 등에 대한 관세를 기존 5%에서 12%~15%로 인상한 바 있다.

베트남을 비롯한 신흥국의 인프라 건설 수요, 미국의 노후설비 교체 수요가 상대적으로 꾸준하지만 중국과 중동 지역의 수출 감소를 보전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품목별 수출 역시 거의 모든 품목이 감소했다.

변압기와 차단기, 케이블 등 전력용 기기는 10월 누계 10억 3200만 달러로 전년대비 16.3% 떨어졌다. 변압기(-13.7%), 발전기(-20.5%), 전력케이블(-1.7%), 접속 및 개폐장치(-2.7%), 배전 및 제어기(-49.0%) 등 전년보다 수출이 늘어난 품목은 없다.

전동기와 제어 및 통신케이블 등 산업용 기기는 같은 기간 33억1900만 달러로 전년대비 0.4% 소폭 감소했다.

배전보드와 변환장치 부품 등 전기부품은 19억 300만 달러로 유일하게 6.8% 증가했다.

전기산업 수입은 올 10월까지 93억 6900만 달러 규모로 지난해 88억 7200만 달러보다 4.4% 증가했다.

10월 현재 무역수지 흑자 국가는 미국(8억 1600만 달러), 네덜란드(1억 9700만 달러) 등이다. 반면 중국(-7억 3900만 달러), 사우디(-3억 5900만 달러), 일본(-1억 8600만 달러), 인도(-9500만 달러), 독일(-8700만 달러) 등은 적자를 기록 중이다.

대륙별로는 북미와 유럽, 대양주, 아프리카 등은 흑자인 반면 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은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전기산업계 한 전문가는 “국제유가가 6월 말 이후 추세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동지역의 프로젝트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 대형 프로젝트가 자취를 감추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면서 “지난해부터 더욱 노골화된 나라별 자국산 보호정책에 경쟁 구조가 심화되면서 전기산업 수출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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