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투자는 한전이, 신재생사업자는 10년간 분할 상환

한전은 초기 투자부담이 큰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신재생사업자에게 임대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중소 신재생사업자는 초기에 큰 돈을 들이지 않고 ESS를 활용할 수 있고, 한전은 신재생 발전의 계통 불안정성을 해결하는 일석이조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관련기사 6면

한국전력(사장 조환익)은 15일 나주 본사에서 태양광 사업자인 탑인프라(사장 양홍석)과 태양광연계용 대용량 ESS 렌탈 시범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전은 탑인프라가 운영하는 10MW 규모 전남 영암 태양광 발전소에 5MW(배터리 26MWh)급 ESS를 구축하고, 탑인프라는 10년간 임대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 드는 ESS 구축비용은 총 142억원 수준이다. 탑인프라는 구축비용 대신 ESS를 활용해 얻은 수익으로 한전이 투자한 비용을 매월 분할 납부하면 된다. 상환이 끝나는 10년 후에는 탑인프라가 소유권을 이전 받는다.

한전은 ESS 발주 공고를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12월 초에는 낸다고 밝혔다. 12월 착공해 내년 6월 준공이 목표다.

한전은 태양광 발전의 출력 불안정성과 계통 수용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탑인프라는 초기 ESS 투자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범사업 이후에 추진하는 본사업은 중소규모 신재생사업자를 위주로 ESS 사업 참여기회를 주는 상생 협업 모델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전은 앞으로 ESS 렌탈 사업을 희망하는 신재생사업자(태양광 3MW 이상, 풍력 10MW 이상)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한전이 진행한 주파수조정(FR)용 ESS 사업 이후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ESS 업계에서도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연계용 ESS는 낮시간대에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ESS에 저장했다가 경부하시간대에 방전한다. 태양광 발전은 낮 시간대에 전력생산이 집중되기 때문에 계통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또, 최근 들어 대용량 태양광 발전소가 증가하면서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계통 접속설비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올해부터 태양광 발전에 ESS를 연계하면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가중치 5.0을 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김동섭 한전 신성장기술본부장은 “이 사업은 한전과 중소기업이 에너지신산업에서 상호 수익을 공유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계통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신재생발전의 불규칙한 발전 때문에 어려움이 많은데 ESS 렌탈사업을 확대해 이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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