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생산 늘면서 원재료 가격 급등
중국 기업들, 해외 원재료 확보 주도

배터리 기업들이 리튬, 코발트, 니켈 등 원재료 확보에 나섰다. 배터리에 필요한 원재료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잇달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년간 리튬이차전지에 필요한 탄산 리튬 가격은 70%나 올랐고, 코발트 가격도 130%나 급등했다. 니켈 가격은 최근 2년 중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김병주 SNE리서치 상무는 “배터리 기업들이 기술력이나 생산 능력보다 원재료의 확보와 안정된 공급선 구축이 이차 전지 사업 성공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며 “원재료의 공급 부족 가능성이 전기차 시장의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본격화하면서 배터리 기업들은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다.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는 1단계 공장 가동을 시작해 이미 35GWh 규모 양산을 시작했다. 앞으로 150GWh까지 생산 능력을 늘릴 예정이다.

중국의 CATL, BYD, 한국의 LG화학 등도 2020년까지 각각 50GWh 규모의 생산설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의 Terra E, North Volt 등 신생 업체는 35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갖추기로 하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2020년에 569GWh, 2025년에는 1000GWh에 육박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차전지 시장조사 전문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배터리 기업들이 배터리 생산 능력을 대거 늘리면서 그만큼 원재료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리튬이차전지에 필요한 원재료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의 원재료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해외 광산, 제련 업체들과 지분 투자 등을 통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원재료부터 양극재, 이차전지를 거쳐 전기차까지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1위 이차전지 기업 CATL은 세계 최대의 코발트 생산기업 글랜코어와 연간 2만t 규모 코발트 공급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전세계 연간 코발트 생산량의 16%에 달하는 양이다. BYD는 중국 최대 리튬 호수인 티벳의 Zhabuye 호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리튬 이온 이차 전지 및 양극재 생산 기업 MGL과 E-Trust Power 에 투자하고 있는 중국의 낙양 몰리브데넘은 지난해 말 최대 코발트 광산인 콩고의 텡게 풍구루메 광산 지분을 프리포트 맥모란으로부터 인수했다. 이 광산은 전세계 코발트의 27%를 생산하는 광산이다.

또 일본 도요타 그룹의 부품 및 재료 수급을 담당하는 도요타 쯔우쇼(TTC)는 아르헨티나의 리튬 기업 Orocobre의 지분을 보유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문제는 전기차 생산확대가 가속화되면서 원재료 공급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판매하는 자동차의 10%, 2025년에는 25%가 전기차가 될 전망이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원재료의 양을 살펴보면 테슬라의 모델S를 기준으로 차량 한대에 리튬이 7.7Kg, 니켈이 53.5Kg, 코발트가 10Kg, 구리가 26.6Kg 이 필요하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2025년에는 지금보다 리튬은 21배가 더 필요하고, 코발트는 15배, 니켈은 41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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