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에티켓만으로 누구나 부담없이 즐겨요”
맛있는 음식・다양한 콘셉트 등 통해 슈나이더 대표 동호회로 ‘자리매김’

“샬롯(Salute)!” ‘챙~’

지난 13일 점심 무렵 서울 상암동의 어느 한 이태리 레스토랑. 20여명에 가까운 남녀가 모여 와인잔을 들고 있다. 누군가 이태리 등 유럽에서 ‘건배’ 대신 사용하는 ‘샬롯’을 외치자 서로의 잔을 부딪친다.

한모금 붉은 와인을 마신 이들은 테이블에 놓인 음식들을 맛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분위기가 달아오르며, 웃음이 넘쳐난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막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모두가 만족스러운 얼굴이다. 분위기를 띄워주는 와인과 맛있는 음식, 이야기가 만나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의 와인 시음 동호회 ‘슈믈리에’ 회원들이다.

와인을 좋아하는, 보다 여럿이서 다양하게 즐기고 싶은 이들이 모여 탄생한 동호회다. 슈믈리에는 만들어진지 이제 3~4년에 불과하지만, 구성원이 35명에 이르는 회사 내에서 가장 참여가 활발한 동호회로 성장했다.

매달 1만~2만원 정도의 회비를 내면, 정기모임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와인들을 맛볼 수 있다. 단순히 와인을 맛보는데 그치지 않고, 모임마다 콘셉트를 달리하며 맛좋은 음식을 함께 즐긴다.

와인 에티켓이나 테이블 매너, 와인에 얽힌 유래나 이야기를 공부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업무적으로만 엮였던 직원들이 와인을 통해 교류하면서, 친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덕분에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를 대표하는 동호회로 거듭나게 됐다.

동호회를 이끌고 있는 서준영 매니저는 “과거 와인은 이른바 ‘귀족의 술’이나 마찬가지였다. 고급스러우면서도 격식과 예절을 따져야 하는 딱딱한 술이란 이미지가 강했다. 이제는 마트에 가서 시음을 하고 저렴하게 구매해 집에서도 즐길 만큼 대중화됐다. 소주나 맥주, 양주를 마실 때와 달리 술자리 이후에 대한 부담없이 가볍게 분위기를 띄우고 사람간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술이다”며 “다양한 와인을 맛보며 입맛에 맞는 걸 찾고, 맛좋은 음식도 먹고, 회사 동료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기에 동호회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때문에 슈믈리에는 무엇보다 회원들이 부담없이 즐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급진 와인 바를 가기보다는 회사 인근이나 가까운 신촌, 홍대 인근의 레스토랑에서 ‘콜키지(손님이 와인을 레스토랑에 가져 오면 병마개를 따 주고 와인잔 등을 제공해 주고 받는 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다양한 와인을 즐기기 위해서다.

점심시간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고, 저녁시간대에 모임을 가져도 취할 때까지 마시지 않기 때문에 일상이나 업무에 지장을 주지도 않는다.

서 매니저는 “식사 시간에 와인 한두잔 정도라면 취할 걱정 없이 자리를 화기애애하게 만들 수 있다”며 “동호회 모임도 회원들에게 부담이 가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한다.

관심있는 이들끼리 모여서 주류 박람회나 전시회를 방문하기도 한다. 전시된 수많은 와인을 구경하고 시음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또 기차여행을 하며 와인을 즐기는 ‘와인열차’ 이벤트나 회원 외 타 직원들도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사내 와인 시음회’, 눈을 가리고 와인을 맛본 뒤 레이블을 맞추는 ‘블라인드 테스팅’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도 기획하고 있다.

서 매니저는 “격식이 너무 과하면 불편하다”며 “격식을 따지기 보다 최소한의 에티켓을 갖추고 모두가 함께 즐기는 자리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와인은 사람들의 다양한 입맛을 맞춰줄 수 있는 섬세한 술이다. 당장 소주와 비교해도 제 아버지는 좋아하지만, 어머니는 입에도 대지 않는다. 하지만 와인은 종류에 따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을 만큼 다양한 맛과 향이 존재한다”며 “프랑스산의 고가 와인도 좋지만, 칠레,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등 신대륙 쪽에도 가격이 저렴하면서 품질과 맛이 좋은 제품이 많다. 아직 와인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면, 이쪽부터 시작해보길 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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