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흙길 달리며 스트레스 훌훌 털어요”
대한민국 오프로드팀 최다수상, 직접 차량정비까지

남재준 단장(왼쪽 두번째)과 팀원들이 1997년 춘천 오프로드 B그룹 종합우승을 차지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재준 단장(왼쪽 두번째)과 팀원들이 1997년 춘천 오프로드 B그룹 종합우승을 차지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GM에는 오프로드 레이싱에 빠진 사람들이 있다. 잘 닦인 레이싱 경기장이 아닌, 거친 흙길을 달리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이들의 이름은 ‘임팩트 레이싱팀(Impact Racing Team)’이다.

“1989년 마루아치라는 레이싱팀에서 활동을 하다가 사내에도 동호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993년 창단식을 열고 계속 오프로드 대회에 출전했고, 아마 대한민국 오프로드팀 중엔 최다 수상 기록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창단부터 지금까지 임팩트팀을 이끌고 있는 남상준 단장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그럴만도 한 것이 남 단장을 만난 한국GM 부평공장 내 임팩트팀 사무실에는 그동안 차지한 우승 트로피가 가득했다.

임팩트팀은 비록 아마추어지만 꾸준히 성적을 유지하며 오프로드 명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1990년대에는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을 독차지했다. 전국대회에서 종합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도 그즈음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실력을 과시했다. FIA가 공인한 국제경기 ‘홍콩-북경 랠리’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우승한 것도 임팩트다.

남 단장은 1996년, 6개월간 아프리카 대륙을 종단하기도 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출발해 사막을 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까지 꼬박 6개월이 걸렸다. 이듬해에는 16개국을 순회하는 유라시아 대륙횡단도 성공했다. 그의 도전은 임팩트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당시 회원 수는 50명을 넘었다.

오프로드 레이싱은 노면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박진감이 넘치고, 속도 못지 않게 거친 운전이 매력이다. 남성성이 강하지만 임팩트팀에는 여성회원도 활동 중이다.

하지만 남 단장은 아마추어 레이싱팀을 운영하는 건 생각만큼 간단치 않다고 설명한다. 오프로드의 특성상 매번 대회에 나갈 때마다 차가 망가지기 일쑤다. 차를 고치고, 대회에 나가기 위해 다시 세팅을 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 다행히 한국GM은 자동차 회사답게 차량이나 작업장을 지원한다. 임팩트팀 사무실도 평소에는 특장차를 제작하는 공간이지만 대회 준비를 할 땐 1600cc 오프로드 레이싱카 정비도 겸한다.

차량 정비나 개조는 남 단장과 회원들이 직접한다. 한국GM에서 30여년간 특장차를 다뤄 온 남 단장은 물론, 조립라인이나 사내 연구소 인력도 팀에서 활동 중이기 때문이다.

남 단장은 “야간근무하는 날 일찍 나오거나, 쉬는 날 나와서 차를 세팅한다”며 “레이싱카를 정비하다보니 이젠 신차를 접해도 정비가 쉽다”고 말했다.

사내 행사에서도 임팩트팀의 존재감은 빛을 발한다.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레이싱카를 행사 때 전시하면 너도나도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또 대회가 있는 날에는 버스를 대절해 동료 직원과 가족을 실어 나르기도 한다.

임팩트팀 회원은 현재 22명으로 전성기에 비해 줄었지만 전원이 초창기부터 활동해 온 정예 멤버다. 최근까지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비결이다. 올해는 세 번 대회에 출전해 한번 우승했다. 오는 16~17일 열리는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게 목표다.

남 단장은 이번 대회에 출전할 차라며 젠트라를 튜닝한 1600cc 레이싱카를 소개했다. 시동을 걸자 귀가 찢어질 듯한 굉음이 폭발했다.

“팀원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대회 전까지 튜닝을 마쳐야 해서 많이 바빠질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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