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뉴라이트·창조과학회 활동 비판 ‘부정적’
도덕성도 문제, 박 후보자 “논란 죄송, 중기 현안해결 주력”

박성진 중기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성진 중기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11일 인사청문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그동안 논란이 됐던 뉴라이트 역사관, 창조과학회 활동 등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그동안 국무위원 후보자를 엄호하는데 주력했던 여당 의원들도 박 후보자에 대해선 부정적 반응을 쏟아내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우선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한 뒤 “문재인 대통령은 검증은 청와대만 하는 게 아니라 언론, 국민도 한다고 했다”면서 “국민 54.1%가 박 후보자를 장관으로서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거의 모든 언론이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또 변희재 씨와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를 포항공대 정기 세미나에 초청한 것을 두고도 “촛불정국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며 초대 중기부 장관으로서의 자질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이들은 초청했던 수많은 인사 중 일부”라며 “이를 통해 저의 역사관이나 이념을 평가하는 것은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또 “전체 제 인생에서 한 두가지 흔적을 갖고 제 역사관, 이념을 얘기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변씨 초청 간담회에서 정권교체 가능성을 물었다는 의혹, 동료 교수에게 뉴라이트 사관을 설득하려고 했다는 내부 폭로를 모두 부인했다.

그러나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생을 제대로 길러내야 할 분이 자기검열 책임에 대해 비판적 사고가 전혀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면서 이번 뉴라이트 역사관과 관련한 박 후보자의 행보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은 박 후보자의 창조과학회 활동과 관련, “과학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과학자로서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정부의 부담을 덜기 위해 사퇴를 결심하는 것이 더 용단 있는 결정이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와 관련, 박 후보자는 “지구 나이가 6000년이라는 것을 신앙적으로 믿고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 후보자는 “지구 나이가 몇 살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창조신앙을 믿는 입장에서 6000년이라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다만 김 의원이 “창조과학자들이 과학적 근거를 갖고 지구 나이가 6000년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에 동의하느냐”고 묻자 박 후보자는 “동의하지는 않는다. 신앙적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은 “후보는 사고나 행동은 보수인데, 장관 자리를 주니까 편의에 따라 생활 진보를 지향하는 분이 아닌가 한다”면서 생활보수라고 두둔한 청와대 해명을 비꼬았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박 후보자의 도덕성도 논란이 됐다.

특히 박 후보자는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박 후보자 부인은 2015년 8월 경북 포항 양덕동의 85㎡ 아파트 분양권을 매입하면서 계약서에 프리미엄을 시세(3000만~4000만원 수준)보다 낮은 450만원으로 신고했다”며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을 제기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2006년 이후 다운계약서 문제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중하게 다루는데 이 부분을 가볍게 처리한 게 아닌가 한다”면서 “후보자가 인정했으니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포항공대 창업보육센터장 재직 당시 지원대상 기업 주식을 무상 취득한 사실도 사과했다.

박 후보자는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의 주식 무상취득 의혹 관련 질의에 “저도, 학교도 인지하지 못했는데, 사과드린다”며 “이 주식에 대해서는 환수하거나 백지신탁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또 사전 승인 없이 국회 인사청문회장을 사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의원은 “국회법은 위원장 허가 없이 청문회장에 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며 “그런데 후보자는 어제 청문회장에 방문해 후보자 자리에 앉아 실제 리허설을 하는 상황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청문회를 거쳐 장관으로 임명되면 대내외적인 환경변화로 인해 가중되는 중소기업의 애로와 현안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많은 인재들이 실패의 두려움 없이 창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창업벤처 기업도 대기업과 동등한 수준의 인력 구조와 부가가치 역량을 보유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증가 등 심화되는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간 신뢰에 기반한 민간 자율적인 동반성장 문화를 확산하고, 불공정행위 근절 차원에서 기술탈취 기업에는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평판 측면에서도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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