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기자재>

반기보고서(현대일렉트릭 잠정실적 기준)를 기준으로 지난 상반기 상장 전력기자재 제조업체들은 매출은 늘었지만, 정작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며 내실이 부족한 허울뿐인 성장을 기록했다.

◆‘중전 빅3’ 부진에도 LS산전 ‘호실적’

전력기자재 시장을 리딩하는 ‘중전 빅3’의 사정도 좋지 않았다.

매출·영업익이 모두 증가한 LS산전을 제외, 현대일렉트릭과 효성 중공업PG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4월 독립한 현대일렉트릭은 상반기 9499억원의 매출과 740억원의 영업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3.5%, -19.1% 감소한 수치다.

수익성 위주의 선별수주와 일시적 제품 인도 지연으로 매출은 감소했지만, 구조조정 등 사업체질 개선으로 견조한 수익성은 유지했다는 평가다.

효성 중공업PG도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하락했다. 매출은 1조333억원, 영업이익 558억원을 기록, 각각 –17%, -54.7% 역성장했다.

이 같은 부진은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등 고수익 제품의 판매 이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중공업PG의 실적이 너무 좋았던 탓에 수익성 감소가 유난히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반면, LS산전은 중전 빅3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상승하며 빼어난 실적을 거뒀다.

LS산전은 상반기 매출 1조1478억원, 영업이익 796억원을 올리며 매출과 수익성 모두 개선됐으며, 중전 빅3 중 매출·영업익이 가장 많은 기업으로 기록됐다.

주력 사업인 전력과 자동화 사업이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한 가운데 인프라 사업과 자회사 실적도 동반 호조를 보이며 실적을 견인했다.

LS산전은 하반기에도 주력 사업인 전력과 자동화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하고 신규 해외 시장 개척, 철저한 수익성 중심의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상반기의 실적 호조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전선업 동가 상승 기회에도 수익성 악화

전선업계도 수익성이 나빠진 기업이 많았다. 모든 업체들의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반대로 줄어든 기업이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곤두박질쳤던 전기동 시세가 연말부터 상승,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기업 매출이 증가했지만, 수익성 향상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전기동은 전선 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원자재로, 동값 변동은 구조상 전선업체의 매출, 영업이익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국제구리시세는 2015년 초 6200달러대에서 2016년 초 4600달러대로 곤두박질쳤고, 연내 4310.5달러까지 떨어지며 바닥을 쳤다.

올해 상반기에는 5400달러에서 6200달러 사이에서 등락하며, 높은 가격대를 유지했다.

동시세가 폭등하면서 전선 시세도 따라서 올랐고, 이로 인해 전선업체들의 매출까지 늘어나게 된 것이다.

실제로 대한전선, 가온전선, 일진전기, 대원전선, LS전선아시아 등 상장 전선업체들의 매출은 모두 늘었다.

하지만 이중 가온전선, 일진전기, 대원전선은 전년대비 늘어난 매출에도 영업이익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온전선은 95억5519만원에서 56억1405만원으로, 일진전기는 39억1822만원에서 37억7685만원으로, 대원전선은 57억3083만원에서 42억6378만원으로 영업익이 각각 축소됐다.

이와 관련 전선업계 전문가들은 전방산업의 불황과 만성적인 수급 불균형으로 인한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이와 달리 대한전선과 LS전선아시아는 매출, 영업익이 동반 상승하며 호실적을 거뒀다.

대한전선은 매출 7601억원(16.3%↑), 영업익 233억원(91.6%↑)을, LS전선아시아는 매출 1891억원(3.1%↑), 영업익 106억원(0.5%↑)을 각각 기록했다.

광케이블 및 소재 기업 대한광통신은 매출과 영업익이 모두 상승해 매출 699억원, 영업익 82억원을 기록했다.

◆中企 수익성 악화

전력기자재 중소 제조사도 암울한 모습을 보였다.

13개 업체 중 광명전기, 선도전기, 서전기전, 제룡전기, 제룡산업, 누리텔레콤, 보성파워텍, 지엔씨에너지 등 8개사는 영업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이중 제룡전기, 누리텔레콤, 보성파워텍은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광명전기와 제룡산업, 지엔씨에너지는 매출과 영업익이 모두 악화됐다.

광명전기는 매출이 전년(582억원)대비 다소 감소한 49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72억원에서 8억원대로 대폭 감소했다.

제룡산업은 매출(196억원)이 소폭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58억원에서 24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지엔씨에너지도 매출이 491억원에서 397억원으로, 영업익이 45억원에서 22억원으로 축소됐다. 이와 관련 지엔씨에너지는 납품처 요구에 따른 제품 스팩 상향으로 원가 투입이 늘었고, 소송 관련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조명>

조명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전체 9개 상장사 중 5개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감소하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우리조명과 파인테크닉스, 삼진엘앤디, 유양디앤유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했다.

우리조명의 매출은 올해 7750억5119만원을 기록, 전년(8711억835만원)대비 약 11%가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674만원으로, 전년(48억3403만원)과 비교해 약 100%가 줄어들면서 충격적인 결과를 기록했다.

삼진엘앤디도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매출은 지난해 1203억6309만원에서 1067억7621만원으로 135억8688만원이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7억6141만원에서 –14억2654만원으로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파인테크닉스와 유양디앤유도 매출과 영업익 두 부분에서 모두 좋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파인테크닉스는 982억1178만원(13.4%↓)의 매출과 17억4514만원(18.9%↓)의 영업이익을, 유양디앤유는 451억7189만원(6.7%↓)의 매출과 –11억6429만원(13.7%↓)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서울반도체와 코콤, 필룩스는 모두 매출과 영업이익 부문에서 동반성장하며 체면을 살렸다.

서울반도체는 꾸준한 실적호조를 이어가며 올 상반기 매출 5231억8260만원을 기록, 전년(4668억4967만원)대비 12%가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74억5830만원으로 전년(170억8665만원)대비 177%가 늘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서울반도체의 상반기 성과는 자동차 및 IT 부문의 성장과 일반 조명부문의 매출 회복에 따른 효과가 주효했다. 자동차 부문은 헤드라이트와 주간주행등 같은 외장형 램프를 중심으로 매출이 확대됐고, 조명사업 부문은 와이캅, 아크리치 등 차별화된 제품이 매출 회복을 견인했다.

또 중국 정부의 LED사업 관련 투자가 중단된 이후 저가 경쟁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승부했던 점이 실적 회복을 이끌어 냈다.

필룩스의 매출은 556억427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8% 증가한 54억원9375만원을 기록했다.

필룩스는 주요사업분야인 조명사업 부문에서 유럽의 대형 프로젝트 납품을 확대했고, 부품사업부문에서는 부품·소재 매출이 증가하면서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

코콤도 상반기 매출 662억7852만원, 영업이익 65억5611만원으로 31.6%, 42.5%가 각각 증가했다.

동부라이텍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은 400억6534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지만 매출원가율 상승, 판관비 증가여파로 영업이익은 전년(23억5650만원)대비 55.5% 감소했다.

금호전기는 매출 부문에서 지난해(1972억2209만원)보다 7.0%가 줄었지만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36억1440만원을 기록, 3.8%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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