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

주요 에너지공기업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하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유가, 석탄가격 등 연료비 상승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가 영업이익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전은 영업이익이 2016년 상반기 6조3100억원에서 2017년 상반기 2조3100억원으로 63.4% 감소했다. 전기판매수익이 1.7% 감소하고, 해외사업 수익 등이 15.8% 하락한 데다 영업비용이 13.7% 오르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석탄단가가 34%, IPP 등 외부구입량이 21.2% 상승하면서 전년동기대비 연료비 16.7%, 구입전력비는 32.5% 오른 것이 컸다.

매출액은 28조720억원으로 28조9610억원의 매출을 낸 2016년 상반기보다 3.1% 줄었다.

2016년 상반기 169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지역난방공사 또한 올해 상반기 1173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약 500억원이 줄었다. 매출액은 98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조121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열 판매가격이 지난해 상반기 Gcal당 8만1904원에서 7만4087원으로 7817원/Gcal(9.5%) 하락했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연료비가 전년동기 대비 12.1% 상승한 탓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같은기간 1159억원을 기록했던 열사업 분야 영업이익은 436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다만 전기판매량은 전년대비 5% 감소했지만, 전기판매단가는 전년대비 11원/KWh 증가했고 SMP도 지난해 상반기 79.69원/kWh에서 84.36원/kWh로 5.9% 오르면서 전기사업 영업이익은 2016년 상반기 538억원에서 738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연료비 상승 덕을 본 곳도 있다. 가스공사는 연료비 상승으로 오히려 매출이 올랐다. 연료비 연동제가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스공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1조74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427억원 증가했다. 판매물량은 약9만4000t 줄었지만, 유가상승 등에 의한 판매단가 상승, 종속회사 매출액 증가 등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951억원 감소한 7925억원이었다.

해외사업 영업이익(266억원), 2017년 적정투자보수(444억원)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 대비 총괄원가 배분비율 감소로 국내 도매사업 이익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상반기 총괄원가 배분비율은 64%였지만, 올해 상반기는 60%였다.

영업비용에서 연료비 비중이 적은 공기업은 사정이 좀 나았다.

한전기술은 올해 상반기 매출 2210억원, 영업이익 55억원을 시현했다. 2016년 3분기부터 2017년 1분기까지 주요 해외 EPC공사 청산 등으로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이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년동기에는 한참 못미치는 실적이지만 올해 2분기 들어 매출액 증가와 판관비 감소 등을 통해 영업이익률 6%로 정상화 궤도에 진입한 부분이 고무적이다.

원자력분야의 경우 가동원전 계통설계 기술용역 등 매출 증가로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화력은 주요 EPC 사업 준공으로 대형화력 사업 매출이 감소했다.

한전KPS도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6144억원으로 전년동기 5756억원보다 개선됐고, 영업이익도 2016년 상반기 748억원에서 953억원으로 27% 이상 증가했다.

해외 UAE BNPP와 모로코 Safi 시운전 매출 상승으로 올해 2분기 해외사업 매출이 늘었고, 송변전의 경우 신충주-북충주 T/L 등 개보수공사가 증가한 것이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화력발전부문에서 계획예방정비공사 등 개보수공사가 늘어난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

<신재생에너지>

주요 신재생에너지기업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태양광 분야는 글로벌시장에서 가격하락과 수주 정체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도 선방하는 모습이었다. 풍력발전의 경우 국내 풍력단지 사업 수주와 글로벌 풍력시장 물량이 늘어나며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지만 소재기업의 경우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국내 배터리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SDI와 LG화학은 실적면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태양광, 기업 간 명암 엇갈려

올 상반기 국내 중견 태양광업계의 명암이 엇갈렸다.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웅진에너지는 대폭 실적 개선을 이루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반면, 신성이엔지와 파루는 적자 전환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손실로 상반기에만 105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웅진에너지는 올해 20억원의 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웅진에너지의 주요거래처인 솔라월드와 선에디슨이 파산보호신청을 하면서 거래가 끊겨 실적부진을 겪었지만 최근 사업구조를 잉곳중심에서 잉곳-웨이퍼로 수직계열화함으로써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한화케미칼이 2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투자금을 유치, 웨이퍼 생산능력을 확대한 점도 실적개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태양전지 제조사인 신성이엔지는 지난해 상반기 6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과는 대조적으로 올해 15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매출액은 지난해 1073억원에서 올해 4605억원으로 4배 가량 껑충 뛰었다. 이는 지난해 12월 신성솔라에너지(태양전지), 신성FA(공장자동화 설비), 신성이엔지(공장 클린룸) 등 서로 다른 사업부문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풀이된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3개 사업부문이 신성이엔지로 합쳐지며 매출이 크게 늘었다”며 “태양전지의 글로벌 가격하락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하반기에는 고효율 퍼크(PERC) 전지가 대량으로 양산되기 때문에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축추적식 태양광발전시스템을 공급하는 파루는 지난해 상반기 92억원이던 영업이익이 급감하며 올해 63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매출 역시 지난해 845억원에서 151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에스에너지는 태양광 모듈가격의 하락으로 지난해 상반기 1436억원을 달성한 매출액은 올해 794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해외 프로젝트 매출 확대 등으로 지난해 16억원에서 11억원으로 소폭 하락에 그치며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폴리실리콘 양대 제조사인 OCI와 한화케미칼은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가성소다 등 기초소재 부문 호조로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2분기 kg당 16~17달러 수준을 유지하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 2분기 13~15달러 수준에 머무는데 그쳤다.

OCI와 한화케미칼은 올 상반기 각각 1008억원, 415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1210억원, 4364억원)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풍력산업, 견조한 실적 상승세

풍력산업은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으로 인해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유니슨과 씨에스윈드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유니슨은 올해 상반기 6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 153억원보다 4배 이상 성장했다. 2016년 상반기 기록한 38억원의 영업손실도 6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말 착공한 영광풍력단지 건설사업 성과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에 해외 수출 성과가 실적향상을 견인했다.

씨에스윈드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4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842억원보다 약 350억원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7억원에서 175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매출액 감소의 원인은 지난해 2분기에 포함됐던 일회성 해상풍력 구조물 매출(약 300억원)이 제외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멘스, 베스타스 등 기존 업체와 풍력타워의 판매·공급계약을 새롭게 체결한 것에 더해 베트남 법인의 호주 풍력시장 활성화, 캐나다 온타리오 프로젝트 재개 등이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LG화학 웃고, 삼성SDI 울고

국내 배터리 라이벌 기업인 LG화학과 삼성SDI는 상반기 희비가 엇갈렸다. LG화학은 1조5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삼성SDI는 619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7.5% 증가한 12조8688억원으로 사상 최대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도 4500억원가량 증가해 2011년 상반기 이후 6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사업인 기초소재 외에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2차전지부문, TV 소재를 개발하는 정보전자소재부문, 신약과 비료 등을 생산하는 생명과학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올 상반기 2조7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00억원 가량 증가했지만 61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2분기 들어 55억원의 영업흑자를 내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적자를 이어 온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서 흑자전환을 이룬 게 특징이다.

<건설사>

올 상반기 대형 건설사 대부분은 지난해보다 실적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저유가에 따른 중동 수주 급감·수익성 중심 수주로 해외실적은 저조했지만 국내 주택사업 비중을 키우면서 회복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삼성물산(건설부문) 등 올 상반기 6대 상장 대형 건설사들은 총 1조905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9819억원보다 2배 가량(94.1%) 많은 규모다. 특히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그중 51.3%인 9773억원의 영업이익을 합작했다. 전체 매출액은 32조65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2조210억원)과 비교해 소폭(2%) 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거둔 것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올 상반기 510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지난해 같은 기간(5596억원)보다 8.8% 감소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6개 건설사 중에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액은 8조3475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9조473억원)보다 7.7% 줄었다.

대우건설은 466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주택시장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1942억원)에 비해 140.4% 증가했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5조5875억원)와 비교해 소폭 상승한 5조754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건설부문)은 GS건설과 더불어 이익 개선 폭이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상반기 297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 24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무려 182.2%의 상승폭을 기록하며 6개 상장사 중에서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삼성물산 측은 올해 빌딩과 주택, 도시 프로젝트의 진행 호조로 이익을 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출은 지난해 6조150억원에서 올해 5조874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GS건설 역시 상반기 14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517억원)에 비해 3배 가량 올랐다. 매출액은 5조6953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3455억원) 대비 6.5% 상승했다.

대림산업의 올해 매출액은 5조 6176억원으로 6개 상장사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현대산업개발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1조3641억원, 2822억원을 기록해 10%대의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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