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친환경에너지전환 자문위원회’ 출범
김은경 장관, “산업부와 다른 관점 에너지정책 필요”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친환경에너지전환 자문위원회’ 출범식에서 김은경 환경부 장관과 자문위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친환경에너지전환 자문위원회’ 출범식에서 김은경 환경부 장관과 자문위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환경부가 자체적으로 ‘친환경에너지전환 자문위원회’를 꾸리고, 이른바 에너지정책의 ‘플랜B’를 만들어 제안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그 내용에 대해 에너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에너지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규제 위주의 정책을 펼쳐온 환경부가 새 정부 들어 진행되는 에너지전환을 지원하고, 더 나아가 진흥 혹은 활성화 정책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친환경에너지전환 자문위원회’ 출범식에 직접 참석해 에너지원, 에너지 생산·소비구조, 에너지정책의 목표, 에너지정책의 주체 등 4가지 분야에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민건강과 안전은 물론 미래세대의 환경까지 고려한 지속가능한 에너지정책을 함께 만들기 위한 초석의 장으로 자문위원회의 출범을 축하하고, 협치(거버넌스)의 지혜를 모아줄 것을 요청했다.

자문위원회 활동과 최종 도출될 친환경에너지전환 정책 또한 여기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원의 전환의 경우 산업부 에너지정책과 같은 방향성을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탈석탄 정책을 강조하던 환경부의 입장이 새 정부 들어 수용됐고, 탈원전 기조도 지속 유지·추진될 전망이다.

에너지 생산·소비구조의 전환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분산형전원 활성화라는 큰 틀에서는 산업부와 일치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날 김 장관이 “태양광 100kW보다는 10kW가, 10kW보다는 3kW 용량이 먼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게 돼야 에너지 프로슈머 개념 등을 에너지전환 구조에 반영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좀더 소규모 재생에너지 정책이나 에너지프로슈머, 중개사업 등에 집중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경우 일부 공기업이나 대형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보급보다는 주민 참여 활성화가 필수적인만큼 낮은단계의 참여에서부터 시작해 에너지 분권, 에너지 민주주의 등 보다 구체적인 제도화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는 평가다.

자문위원 또한 에너지분권과 신재생에너지 활성화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 온 인사들로 면면이 구성돼 있다.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 윤기돈 녹색연합 활동가, 이유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등 주요 친환경에너지 세미나, 토론회에서 역할을 담당해 온 시민·민간단체 인사를 비롯해 김창섭 가천대 에너지IT공학과 교수, 유승직 숙명여대 기후환경공학과 교수,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이명주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 조용성 고려대 에너지기술대학원 교수,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등 학계의 전력·에너지·기후환경 전문가들도 자문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창훈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원장, 오대균 한국에너지공단 기후정책실장, 유정민 서울에너지공사 수석연구원 등 각 분야 공공기관의 전문가들도 자문위원에 포함됐다.

최근 탈원전 정책에 힘을 싣고 있는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 박종운 동국대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포함된 부분에는 환경부가 탈원전 관련 의견을 수렴, 반영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자문위원회는 이번 출범식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향후 5개월 간 정례적으로 분과위원회와 전체회의를 개최한다. 회의에서는 에너지계획의 환경성 제고방안, 에너지 절감을 위한 수요관리, 재생에너지 활성화 방향 등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다. 분과위원회에서 나온 의견은 전체회의에서 종합토론을 거치게 되며, 환경부는 이를 토대로 올해 말까지 친환경 에너지전환 방향을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환경부의 에너지정책은 산업통상자원부와는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 큰 당위”라며 “국민들이 에너지 관련 올바른 정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역할을 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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