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현 한국표준협회 회장 - ‘4차 산업혁명의 요체와 글로벌 표준화 동향’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건 기술자만의 영역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인문, 사회, 경영, 금융 등 모든 영역과 연관이 있다. 단순한 기술변화가 아니기 때문에 혁명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미래 사회는 인간과 기계, 현실과 가상,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지금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계를 활용해 인간의 신체적 능력이 확장되거나, 가상현실과 현실의 접목 등이 대표적이다. 독일의 스마트공장은 서비스와 제조업의 구분이 없어졌는데 그게 바로 인더스트리 4.0을 구현한 사례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데이터가 될 것이다. 데이터는 21세기의 원유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기업의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 다만 데이터를 모으기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데이터의 의미를 추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데이터와 제품, 서비스를 융합하는 것, 그게 바로 4차산업혁명이다.

우리는 한국형 실행 전략을 세워야 한다. 원천기술과 융합할 미래 기술을 재설계하고, 빅데이터 산업을 집중 육성할 수 있는 조직도 신설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4차산업혁명을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출 필요가 있다.

◆김태용 한국전력 KEPCO 4.0 추진TF 실장 - ‘전력에너지분야 4차 산업혁명 트렌드 변화와 대응전략’

전력 시장의 변화를 보면서 4차 산업혁명이 성큼 다가왔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한국전력이 고객맞춤형 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건 시대적 요구다. 빅데이터, IoT 등 기술을 활용한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디지털 유틸리티로 전환해야만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신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한전의 디지털화는 선제적인 사업 시스템 전환을 통해 침체기에 접어든 유틸리티 사업의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글로벌 유틸리티들이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전을 비롯한 글로벌 유틸리티들은 세계적인 경제저성장, 에너지 수급 방식·기술의 변화 등으로 인해 이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빅데이터 기술에 한전이 보유한 지지물 등의 전력 인프라를 결합한다면 에너지 신사업을 추진할 동력은 충분하다고 본다. 2020년까지 1조원 가량을 투자하고, 신산업 분야에 300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해 지속가능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조강욱 전력거래소 전력경제연구실장 - ‘4차 산업혁명 관점에서 본 전력시장의 과제’

전력시장을 혁신하기 위해선 특수성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력거래 플랫폼은 일반 플랫폼과 달리 제철 상품에 철 지난 가격을 매기고, 거래가격도 거래자마다 다르다. 또 독점과 규제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만큼 진화의 한계도 있다.

이 때문에 기존의 한전, 발전소 등과 달리 새로운 에너지 거래자들의 요구도 다르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에너지 거래자들은 시장 가격의 투명성을 요구하고, 새로운 서비스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한다. 특히 제대로 된 시장가격이 만들어지면 서비스의 질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희망한다.

양질의 데이터를 더 많이 적기에 공개하는 방안이 필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존의 기저부하와 달리 신재생발전의 경우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데이터를 적기에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실시간으로 전려 수급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장운영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시장개설주기를 단축하거나, 실시간 선행 운영발전계획을 수립한다면 운전비용, 연료비,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다.

현재 전력시스템은 전기화, 분산화, 디지털화 등 세가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각각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

◆김선근 대우건설 상무 - ‘4차산업혁명이 가져올 건설산업의 변화와 미래’

언뜻 생각하면 4차산업혁명과 건설사는 크게 상관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은 분야를 막론하고 영향력을 끼친다. 건설사들도 4차산업혁명을 기회와 위기로 인식하고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실제로 산업사회의 전환기에 건설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1차산업혁명 시기 교통 중심으로 건설산업이 급성장했고, 2차산업혁명 시기 건물의 대형화와 고층화가 이뤄지며 재성장의 기회를 맞았다. 3차산업혁명 시기 진행된 건물의 첨단화와 지능화는 건설산업이 패러다임 전환을 견인했다.

4차산업혁명 역시 건설산업에 또 다른 변화와 혁신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1,2차산업혁명으로 인한 양적증가와 질적증가, 3차산업혁명의 서비스가 융합돼 지능화된 모든 것을 연결하며 개인에 특화된 독특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변화의 요체가 될 것으로 본다.

이미 건설사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추동하고 있다. 거주자의 주거형태나 생활패턴을 분석하고 서비스를 개발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등의 변화는 건설회사를 단순 시공사가 아닌 엔지니어링 설계, 성능관리, 유지관리 서비스 업체로 변신시키고 있다.

다만 건설사가 통신회사나 전자회사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통신사와 함께 지속적인 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가 불편해하는 부분을 개선하고 편리해하는 부분을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김혜주 KT 빅데이터 사업추진단 상무 - ‘빅데이터와 에너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공공데이터의 수준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선 지난 2013년 관련 법률을 제정해 공공데이터 개방을 확대했다. 하지만 데이터의 품질을 보면 활용이 불가능한 수준이다. 최신의 정보가 아닌 경우도 잦고, 데이터가 정제되지 않아 사용 시 품이 많이 든다는 게 문제다.

공공데이터의 수준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좀 더 개방의 폭을 넓힐 필요성도 있다. 현재 공개된 데이터는 소위 ‘키 값’이 민간데이터와 달라 활용성이 떨어진다. 데이터 개방이 관련 사업의 활성화로 이어지려면 좀 더 덜 가공된(RAW) 데이터가 제공돼야 한다.

또 공공데이터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공데이터를 민간데이터와 결합하거나, 에너지 분야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는 오파워, 네스트 등의 해외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공공데이터의 활용성을 높여야 신규 스타트업도 탄생하고, 기업 경쟁력도 제고할 수 있다. 다른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빅데이터와 관련한 논의도 본격화되길 기대한다.

◆조정철 LS산전 생산기술팀 부장 - ‘스마트팩토리 구축사례’

LS산전의 스마트팩토리는 각 요소들 간의 연결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가 흔히 4차 산업혁명을 말할 때 언급하는 고도화된 기술, 디지털화만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LS산전은 인더스트리 4.0을 목표로 스마트화를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가 지금 수준보다 고도화되면 생산성이 3.3배 향상되고, 에너지가 60% 절감되는 등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LS산전은 빅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각 공장에서 생산된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추적돼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보내진다. 이후 분석 결과가 최적화된 생산운영이 가능하도록 공정에 반영되는 게 기술의 핵심이다.

빅데이터 중심의 공장스마트화를 통해 각 분야에 긍정적인 효과를 끼치고 있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실시간으로 공장을 관리할 수 있게 됨은 물론, 공장 유지보수와 제품 생산에서도 효율성이 크게 높아졌다.

앞으로 LS산전은 빅데이터와 IoT의 활용 기술을 고도화해 국내 스마트팩토리 보급에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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