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인 여름 시즌을 앞두고 뮤지컬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미 흥행성이 검증된 스테디셀러는 물론 대형 라이선스 신작, 재연을 앞둔 인기 창작물, 마니아 층이 주목하는 컬트 장르까지 상차림이 푸짐하다. 키워드 별로 주목할 만한 두 작품을 묶었다.

◇스테디셀러…시카고 VS 캣츠

'시카고'(27일부터 7월23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와 '캣츠'(7월11일부터 9월1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는 내한공연과 라이선스를 가리지 않고 언제나 흥행에 성공하는 명불허전 작품들이다. 이번에는 나란히 내한공연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2015년 메르스 광풍에도 객석점유율 85%를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한 '시카고' 내한공연 팀은 2년 만에 앙코르 공연한다. 당시의 주역들이 다시 돌아온다. 팜 파탈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한 벨마 켈리 역의 테라 C. 매클라우드, 사랑스런 섹시함으로 인기를 누린 딜리스 크로만 등이다.

'시카고'는 1975년 뮤지컬의 신화적 존재인 밥 파시에 의해 처음 무대화됐다. 1920년대 격동기의 미국, 그 중에서도 농염한 재즈 선율과 갱 문화가 발달한 시카고가 배경이다. 1996년 연출가 월터 바비와 안무가 앤 레인킹에 의해 리바이벌됐다. 21년간 미국 브로드웨이를 지키고 있다.

'캣츠'는 2014년 이후 3년만에 내한공연이다. 국내에서는 2003년 초연 이후 단 한번의 실패도 없는 이례적인 흥행기록을 가지고 있다. 캣츠문화산업전문회사의 주축인 설앤컴퍼니의 역량과 성숙해진 뮤지컬 시장을 믿고,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변화된 모습을 선보인다.

T.S.엘리엇의 시가 바탕이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젤리클 고양이들의 축제를 담은 이야기로, 뮤지컬을 상업화한 스타 프로듀서 캐머런 매킨토시가 제작했다. 고양이로 분장한 배우들의 화려한 안무, 감각적인 음악, 동화 같은 무대가 눈길을 끈다.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메모리' 등 넘버도 일품이다.

국내에서도 팬을 보유한 뮤지컬스타 브래드 리틀과 이안 존 버그가 각각 선지자 고양이 '올드 듀터러노미'와 극장 고양이 '거스'를 연기한다.

◇스타들 총출동…시라노 VS 나폴레옹

이번 여름 눈에 띄는 두 신작이다. 현재 핫한 뮤지컬 스타들이 총출동해 눈길을 끈다.

'시라노'(7월7일부터 10월8일까지 역삼동 LG아트센터)는 우선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뮤지컬 스타 류정한이 뮤지컬 프로듀서로 데뷔하는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타이틀롤에는 류정한을 비롯해 홍광호, '신화' 김동완 등 티켓 파워의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한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콤비 프랭크와일드혼과 레슬리브리커스의 2009년 작품이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등의 모티브가 된 프랑스의 극작가 에드몽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벨쥐락'(1897)이 원작이다. 시라노와 록산, 크리스티앙이 만들어가는 순수하고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나폴레옹'(7월15일부터 10월22일까지 샤롯데씨어터)은 타이틀롤인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 역으로 뮤지컬스타 임태경·마이클 리·한지상을 내세웠다.

전쟁으로 혼란스러웠던 유럽의 18세기 툴롱 전투, 이집트 원정, 마렝고 전투를 승리로 이끌며 황제의 자리까지 오른 나폴레옹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작품이다. 나폴레옹의 연인이자 사교계의 꽃인 팜 파탈 조세핀 역에 정선아, 박혜나, 홍서영 등 씨제스 여우 3인방 스타가 출연해 눈길을 끈다.

◇롱런하는 대형 창작을 위하여…마타하리 VS 아리랑

유럽과 한국을 소재로 삼고, 각각 해외 스태프와 국내 스태프를 내세운 창작뮤지컬이라는 점은 다르지만, 두번째 시즌을 맞는 기대작이라는 점은 같다.

'마타하리'(6월16일부터 8월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는 그간 주로 유럽 라이선스 뮤지컬을 선보인 EMK뮤지컬컴퍼니가 지난해 처음 선보인 대형 창작뮤지컬이다.

1차 세계대전이라는 위험하고 참혹한 시대적 배경을 강화, 마타하리가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수 밖에 없었던 상황과 왜 스파이가 될 수 밖에 없었는지를 그린다.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여성 스타들인 옥주현과 차지연이 마타하리를 나눠 맡아 눈길을 끈다. 와일드혼이 넘버를 작곡했다.

작가 조정래의 동명 소설이 바탕인 창작뮤지컬 '아리랑'(7월28일부터 9월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2년 만에 돌아온다.

구한말에서 일제의 강점기를 배경으로 민초들의 수난을 다룬 작가 조정래의 동명 대하소설을 '감골댁' 가족사 중심으로 압축했다.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극본과 연출을, 국악과 양악을 아우르는 김대성이 작곡을 맡았다.

송수익 역의 안재욱과 서범석, 양치성 역의 김우형, 방수국 역의 윤공주, 차옥비 역의 이소연, 감골댁 역의 김성녀 등 역시 초연 배우들이 대거 다시 나온다. 양치성 역의 윤형렬, 방수국 역의 박지연, 차옥비 역의 장은아와 이승희가 새로 합류했다.

◇컬트 마니아를 잡아라…록키호러쇼 VS 이블데드

컬트물로 인해 올해 여름 뮤지컬계의 장르가 더 풍성해졌다. 각각 라이선스로 8년과 9년 만에 돌아오는 '록키호러쇼'(26일부터 8월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와 '이블데드'(6월24일부터 9월17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는 더욱이 국내에서는 그간 보기 드문 파격으로 마니아를 모은 작품들로 나란히 대학로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끈다.

리처드 오브라이언이 극본·작사·작곡을 도맡은 '록키호러쇼'는 현대 뮤지컬 역사 중 가장 흥미로운 실험으로 점철됐던 시기의 한 가운데인 1973년 단 60석 좌석 규모인 영국 런던 로열 코트 극장에서 초연했다.

자동차 고장으로 낯선 성을 방문하게 된 '브래드'와 '자넷'이 프랑큰 퍼터 박사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메리 셜리의 SF소설 '프랑켄슈타인'을 비롯해 다양한 B급 호러 영화와 공상 과학 영화를 패러디하며 탄생했다. 마이클 리·송용진·조형균이 은하계 소속 트랜스섹슈얼 행성에서 온 양성 과학자 '프랑큰 퍼터'를 연기한다.

2003년 토론토에서 초연된 '이블데드'는 B급 저예산 공포영화 시리즈로 유명한 샘 레이미 감독의 동명의 영화 '이블데드' 시리즈 중 1, 2편을 뮤지컬 무대로 옮긴 것이다. 숲 속의 오두막으로 여행을 떠난 젊은 대학생들이 좀비와 대결한다는 것이 주된 줄거리다.

영화의 공포를 과장함으로써 웃음을 자아내고, 객석까지 피가 쏟아지게 하는 등 기존 뮤지컬 무대에 볼 수 없던 충격적인 연출들로 호평 받았다. 국내에서는 2008년 초연됐다. 우비를 받아든 관객들이 피를 뒤집어쓰게 하는 등의 과감한 시도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성실한 종업원으로 온화한 매너의 훈남 '애쉬'역에는 뮤지컬 배우 김대현, 강동호 박강현이 캐스팅됐다. 애쉬의 가장 친한 친구이면서 유난히 여자를 밝히는 '스캇' 역은 2AM 조권과 우찬이 나눠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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