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조합, 전선산업발전위 개최…대·중기 생산능력·가동률 조사결과 공개

전선업계의 공급 과잉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이사장 김상복)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전선업계 가동률은 72%로, 최대 3차에 이르는 OEM 생산을 감안하면 50%도 안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이사장 김상복)은 16일 경기도 구리시 조합 회관에서 ‘전선산업 발전위원회(이하 발전위)’를 개최하고, 최근 전선 시장의 현황과 애로사항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발전위는 시장의 공급 과잉과 OEM 질서, 신규수요 확보 등의 방안을 의논했다.

조합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전선업계 생산량과 가동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수년간 전선업계가 겪고 있는 만성적인 수급 불균형 문제를 구체적인 데이터로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진행됐다.

대기업 5개사와 중견기업 4개사, 중소기업 17개사의 국내 민수부문 가동률에 대한 이번 조사에서 지난해 전선업계 가동률은 72%로 나타났다.

대기업 가동률은 68%, 중견기업은 85%, 중소기업은 70%로 집계됐다.

발전위는 이와 관련 OEM 생산으로 인한 허수까지 제외할 경우 가동률은 절반에도 못 미칠 수 있다며, 공급 과잉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A 중소기업 대표는 “대기업이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일부 아이템을 직접 생산에서 OEM 생산으로 전환했고, 중소기업은 수익이 아닌 생존 차원에서 OEM 물량을 적극 수용했다”며 “생산량이나 매출 변화는 없을지 모르지만, 수익성 하락과 적자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조합 관계자는 “최근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대기업의 품목 구분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라며 “중견기업은 매출 올리기 위해 중소기업 시장을 침범하고, 중소기업도 살기 위해 윗 시장에 진출하다보니 서로 품목이 중복되고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B사 대표는 “최근 중소기업 대표들 만나면 모두 답이 없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 문제를 인위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다”며 “결국 수요·공급에 의해 가격이 낮아졌다. 현재 중소기업들이 살 방법은 스스로 부채에 해당하는 자산을 처분하고 재고를 줄여 최종적으로 부채를 감축해야 손해를 줄일 수 있다”고 피력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는 “왜곡된 시판시장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은 채권과 동값 변동 등 두가지 리스크를 안고 있다”며 “지난해 동값이 올랐을 때 어느정도 덕을 봐야 하는데, 유통업계에 이득을 모두 뺏겼다. 동값이 올라도 내려도 손해보는 구조가 되고 있다. 더욱이 하다못해 신용카드 만들 때도 신용 조사가 필요한데, 수억에서 수십억원의 채권을 담보도 없이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당연히 받아야 할 것들을 받을 수 있도록 유통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발전위는 수요·공급의 불균형과 불공정거래, 원자재 가격 변동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전선업계의 부활과 발전, 재도약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4월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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