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수요 정체·환경문제로 대규모 발전소 건설 물량 줄어
신재생, 에너지신산업 아직은 투자불확실성 커 해외로 눈돌려

최근 들어 대용량 신규 발전소 건설이 줄면서 에너지·발전 산업에 대한 금융회사들의 관심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이후 민간 기업들의 발전사업 진출이 가속화되고 신규건설이 급증하면서 그동안 KDB산업은행이 주도해 온 에너지 금융 분야에 민간 금융기업들의 거센 도전이 이어졌다.

업계 1위를 다투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인프라금융부와 프로젝트금융부 내에 에너지&플랜트팀과 발전·에너지금융팀을 신설해 에너지·발전 분야로 직접 지분 투자를 하거나 금융주선기관으로 참여해 대주단 모집을 이끌어왔다.

사모펀드인 하나금융투자는 SK E&S로부터 평택에너지서비스 지분을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발전 사업은 당장 큰돈을 벌수 없어도 20~30년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관심이 높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높은 예비율 탓에 첨두부하인 LNG발전소의 경우 이용률이 급락하며 수익률도 곤두박질쳤고, 석탄발전소도 환경문제로 앞으로 건설이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투자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나마 지난 1월 국내 첫 1000MW급 민간 석탄발전소인 고성하이화력발전사업이 국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역사상 최대 규모인 4조3400억원의 금융약정을 마무리해 아직까지는 기저발전에 대한 금융권의 기대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또 현재 PF가 진행 중인 신평택발전의 경우도 LNG발전소이기는 하지만, 한국서부발전과 GS에너지 등 국내 대표 공기업과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사업인데다 가스 직도입과 환경급전 관련 법안 통과로 향후 수익률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4월쯤 PF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몇 년째 전력수요 증가율이 1%대로 낮은 추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대규모 발전소 건설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융권으로서는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회사들은 태양광·풍력·바이오발전 등의 신재생에너지와 ESS·전기차 등 에너지신산업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투자불확실성이 크고 투자규모도 작아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금융회사들은 국내보다는 오히려 해외에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오랜 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면서 수익률이 높은 것이 좋은 투자처인데, 솔직히 아직까지는 에너지신산업과 대형발전사업을 비교하기는 곤란하다”며 “정부가 에너지신산업의 투자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제도 보완에 나서고는 있지만, 실제 이런 대책 중 상당부분은 사업자들을 위한 것일 뿐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별로 도움이 안 돼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책 입안시부터 금융권과의 교감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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